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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스가 음악을 대하는 애티튜드, 그리고 변화

입력 2017.07.25 17:49수정 2017.07.25 17:49


[fn★인터뷰②] 칵스가 음악을 대하는 애티튜드, 그리고 변화


가끔 보면 바삐 돌아가는 가요계에서는 ‘어떤 앨범’을 가지고 나오는 지보다 언제 어떤 모습으로 활동을 할 건지가 더 중요해 보이는 듯하다. 가수들의 컴백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비슷비슷해 보이는 앨범이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이런 현상이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지만, 신선하고 공 들인 음악에 갈증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밴드 칵스는 이런 목마름을 해소시켜주는 팀이다. 앨범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 기다림에 부응하는 결과물을 들고 나온다. 최근 발매한 미니앨범 ‘레드(RED)’ 역시 마찬가지다. 이게 바로 멤버들의 군입대 등 휴식기에도 불구하고 데뷔 7년차 밴드가 되기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칵스의 비결이다.

[인터뷰①]에 이어서...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가사다. 주로 영어 가사를 써오던 칵스였지만, 이번에는 멤버 이현송과 박선빈이 수록곡 ‘#lol’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곡을 모두 한글로 작사했다. ‘러브(love)’나 ‘베이비(baby)’ 그 흔한 같은 추임새도 없다.

“한글 가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저희 활동 이력에 비추어 봤을 때 충격적인 포인트라고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한국 밴드이니까 한글 가사도 있어야 할 것 같았고, 팬들도 그걸 원했고요.”(이현송)

“한글을 사용하면 아무래도 더 수월하게 의미가 전달이 되고 즉각적으로 공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이수륜)

“제가 글 쓰는 스타일로 하기보다 단어들도 일부러 찾아봤어요. 순수한 한글을 느낌을 내고 싶어서 우리말을 쓴 거죠. ‘모리배(온갖 수단으로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사람)’ ‘별양(별반)’ 등이 그렇게 나온 표현이에요.”(이현송)

“멤버들이 가사를 봤을 때 신선하고 좋았어요. 뭔가 새로운 탄생, 생명의 신비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앞으로도 순수한 한글로 가사를 써보려고 해요.”(이수륜)

칵스는 그동안 영어로 가사를 쓴 이유에 대해 “영문만이 줄 수 있는 뉘앙스가 있어서”라고 답했다.

지금껏 영어 가사를 잘만 써오다가 왜 갑자기 한글로 선회한 것은 어떤 심경의 변화였을까.

“우리의 음악을 봐줬으면 하는 관점이 바뀌었어요. 늘 저희도 변하기 때문에 매번 바뀌어왔지만 이번 앨범은 회사에서도 칵스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이현송)

“이전에는 듣는 재미, 음악적으로 시도하는 재미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정규 2집 때부터는 ‘노래 같은 노래’ ‘가사 같은 가사’ 등 베이직한 요소에 충실한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보다 더 음악적으로 구색을 갖춘 형태이고,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적’이라는 표현보다 대중을 위해 열어두고 보여주는 앨범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요.”(숀)

한 마디로 시간이 흐른 만큼, 칵스가 음악을 대하는 애티튜드도 변했다. 칵스의 음악을 통해 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집에 가서도 계속 노래가 맴돌거나 잠들기 전 여운이 남는 그런 음악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게 된 것이다.

“주말에 클럽에서 디제잉을 하기도 하는데요. 제가 하는 선곡에 따라, 손가락 움직임 하나에 사람들이 재밌게 놀고 안 놀고가 정해지는 거예요. 그렇게 엄청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가, 일요일에 잠에서 깨면 내 옆에 남아 있는 게 없더라고요. 준비하던 큰일들이 끝나고 오는 허무함 같아요. 이 허무함을 채울 수 있는 게 저희의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숀)

“그때 즐기는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생활이나 인생에 영향을 주면 좋겠어요. 우리가 만든 예술이 그 사람의 코사지가 되는 그런 느낌이죠.”(이현송)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fn★인터뷰①] 칵스, ‘언제’보다 ‘무엇을’이 더 중요한 밴드
[fn★인터뷰②] 칵스가 음악을 대하는 애티튜드, 그리고 변화
[fn★인터뷰③] 강요하지 않고 스며드는 칵스의 매력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