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가계대출 위주 영업에 '경고' 은행 BIS 비율 전면 손본다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6 17:32

수정 2017.07.26 17:32

최종구 금융위원장 지적 "손쉬운 영업방식에 의존"
가계대출 위험도 높이고 기업대출 위험도 낮출듯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그동안 은행들의 손쉬운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영업 관행을 질타하며 강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영업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전면 개편을 시사했다.

그동안 은행들이 BIS비율 위험가중치가 높지 않은 담보 위주의 가계대출을 늘려온 탓에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업금융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BIS비율의 위험가중치 항목을 개편해 가계대출에 대해선 좀 더 보수적으로, 회사채 투자 및 기업 대출 등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하반기 금융업권별 자본규제 등을 전면 재점검해 자금이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정비할 것"이라며 "앞으로 가계부채 등 비생산적인 '소비적 금융'에서 4차 산업혁명 등 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으로 금융시스템 전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BIS비율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것은 가계부채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높이고 기술력이 확보된 기업에 대한 대출 위험치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담보물 덕에 BIS비율 위험 가중치가 낮은 가계대출 위주로 단기성과에 주력해왔다. 그렇다보니 장기성과를 낼 수 있는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나 기업대출 비중이 감소했다.

최 위원장은 "과거 사무관 시절인 1990년대 당시 국민은행과 다른 시중은행은 영업행태가 달랐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등은 기업대출 위주였고, 국민은행만 특수은행으로 가계대출 위주로 영업했다"면서 "1990년대 신한은행의 기업대출은 74.2%, 하나은행도 72.4%였는데 현재 40% 수준으로 줄었다. 모든 은행이 국민은행처럼 됐다"고 질타했다. 은행의 위기가 국민 재정으로 연결되는 만큼 수익 확보가 중요하지만 이 같은 가계부채 위주의 수익 확보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냐는 게 최 위원장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BIS비율 위험가중치 중 가계대출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013년에도 가계 신용대출 위험가중치를 최대 350%까지 높인 전례가 있다. 그 대신 기술력이 확보된 기업의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 사업의 대출이나 벤처투자, 회사채 투자 등도 위험가중치가 400%인데 이 또한 30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억원 대출의 BIS비율 위험가중치가 100%면 2억원의 자본을 쌓아야 한다.
4배의 자본을 쌓아야 하는 기업대출이나 투자에 대해 은행들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가계대출 위주 영업에 '경고' 은행 BIS 비율 전면 손본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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