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민주 투톱 호흡 점수는 D? 추경 결과 놓고 연일 설전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6 17:50

수정 2017.07.26 22:12

야당 협조 필요한 원내대표, 당대표와 이해관계 엇갈려
전문가 “여소야대 돌파력 B”
禹원내대표 “갈등 없다” 진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제왕적 총재로 대표되던 3김시대는 총재가 임명한 원내총무가 교섭단체를 이끌었다. 총재가 의사결정 전권을 쥐다보니 상하관계인 원내총무와는 갈등이 나올리가 없었다.

그러나 2003년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에서 분당하면서 탈권위주의, 원내정당화를 기치로 교섭단체 수장을 원내대표로 격상했고 오늘날 각 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체제의 기초가 됐다.

당 대표가 정당과 소속 당원을 대표하는 상징적 수장이라면, 원내대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표하게 됐다.
국회운영과 정책 결정권, 협상권은 모두 대표에서 원내대표로 권한이 대거 이동했다.

총재나 대표가 원내총무를 임명하던 방식도 의원들의 직접투표로 바뀌었다. 당 대표에 견줄만큼 정치적 입지도 커졌다. 원내정당화가 가속화하면서 투톱의 권력 분산은 효율성도 많았다.

그러나 명암도 드러났다. 리더십이 둘이다 보니 때로는 정국 대응 방안 등을 두고 시각차가 커지거나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두 사람중 한쪽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만 생각하면 상대당과의 협상 등에선 엇박자도 났다. 불협화음은 당내 갈등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투톱 갈등의 최악의 경우는 2016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발생했다.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겪던 이정현 전 대표와 정진석 전 원내대표간 갈등 끝에 서로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리더십이 혼란을 겪으면서 결국 새누리당은 분당사태를 맞고 당명을 바꾸기도 했다.

인사청문회.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으로 두 달째 호흡을 맞춰온 더불어민주당 투톱 체제가 갈등설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연일 추경 성적표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24일 "추경안이 45일 만에 통과 됐는데, 정부가 제출한 편성 목적과 취지를 제대로 살렸는지 정치권이 되돌아봐야 한다"며 "공공일자리의 핵심인 중앙직 공무원 일자리가 반토막이 됐다"고 했다. 참담한 심경이라는 표현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사자의 한사람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며 "치열한 협상의 전선에서 결과를 얻어냈다"고 맞섰다.

앞서 정부조직법 처리 뒤엔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협상력을 발휘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추 대표는 '머리 자르기' 발언과 청와대의 대리 사과 등으로 입지가 좁하지지 않겠느냐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안팎에선 추경 등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원내지도부와 추 대표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물론 우 원내대표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톱간 갈등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당에선 두 사람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하반기 정기국회가 더 걱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당장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개혁입법 처리 과정에서 투톱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정국 돌파가 쉽지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낙제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인사-추경 대치 정국에서 협치가 부족한 점은 있지만 여소야대라는 악조건에 선전한 만큼 성적은 B정도로, 투톱 사이의 호흡은 갈등이 많아 D정도로 보인다"며 "투톱이 상호 보완제 역할로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하는데 엇박자만 이어진다면 집권 첫해 개혁과제 실행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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