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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하니… 연간 출생아 수 40만명 붕괴 위기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6 17:53

수정 2017.07.26 17:53

5월 출생아 전년比 11.9%↓ ..혼인, 작년 28만1600건 '뚝'
결혼 안하니… 연간 출생아 수 40만명 붕괴 위기

올해 연간 출생아 수가 40만명 아래로 떨어진다.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전년 5월과 비교해 11.9% 줄었다. 1월부터 5월까지 출생아 수를 비교하면 12.4% 급감한 상황이다. 혼인건수가 지난해 이미 30만건 아래로 떨어진데다 올해엔 이마저 더 감소하고 있는 탓에 현재로선 출생아 수 40만명을 지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보인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5월 태어난 아이는 3만300명으로 전년 3만4400명 대비 11.9%(3100명) 줄었다.

문제는 올 들어 5월까지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출산이 많은 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한 데 이어 2월(-12.3%), 3월(-13.1%), 4월(-13.6%)까지 매월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러다 보니 5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만2500명(12.4%) 줄었다.

이 탓에 올해 연간 출생아 수도 4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연간 출생아 수가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는 직전 해 43만8400명 대비 7.3% 급감한 40만6300명을 기록해 40만명에 겨우 턱걸이했다. 하지만 올해 같은 추세라면 40만명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도별로는 올 들어 5월까지 1400명의 아이가 태어나 전년과 동률을 기록한 세종시를 제외하곤 모두 두자릿수 이상의 감소폭을 기록 중이다. 부산의 출생아 수 감소율이 15.0%로 가장 높고 울산.인천(-14.3%), 서울(-14.1%), 대구(-12.2%) 등 16개 시도 역시 모두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개선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희박하다.

혼인도 매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30만건을 웃돌았던 혼인 건수는 이미 지난해 3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2011년 32만9100건이던 혼인은 2012년 32만7100건, 2013년 32만2800건, 2014년 30만5500건, 2015년 30만2800건에서 지난해에는 28만1600건으로 주저 앉았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 혼인건수는 2만6900건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5.5%(1400건) 증가했다. 하지만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혼인건수(11만5700건)는 전년 동기(11만9700건)보다 3.3% 적다. 경제적 부담으로 혼인을 피하는 이들이 늘어난 탓이다. 반면 이혼은 5월에도 1.1% 증가한 9300건을, 5월까지 누계로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다 보니 통계청도 올해 출생아 수가 40만명을 넘기긴 어렵다고 본다. 통계청 인구동향과 관계자는 "연간 출생아 수가 40만명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은 통계청 내부에서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혼인 역시 이미 지난해 30만건 아래로 떨어진 이후 올해는 더욱 감소하고 있어 현재로선 출생아 수 40만명은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5월 사망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300명) 늘어난 2만3800명을 기록했지만, 5월까지 사망자는 11만9900명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함께 발표한 '6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에서 6045명의 인구가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탈서울' 현상은 지난 2009년 3월 이후 지난 6월까지 100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로 인해 서울 인구는 2013년 12월 1000만명 이하로 떨어졌고, 지난 6월 현재 991만438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외에도 부산(2564명), 대전(1734명) 등 9개 시도에서도 순유출이 나타났고, 반대로 경기(6047명), 세종(3734명), 충남(1754명) 등으로는 순유입됐다.
또 6월 이동자 수는 5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2만6000명) 감소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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