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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카뱅'도 돌풍 … 금융 진입규제 더 풀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7 17:27

수정 2017.07.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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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銀 1·2호 메기 역할.. 민주, 은산분리 왜 고집하나
2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한국카카오뱅크(카뱅)가 27일 출범식을 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예상대로 흥행은 대성공이다.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20만명 정도 계좌를 터 케이뱅크의 첫날 기록(2만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접속자가 폭주해 서비스가 지연될 정도다. 케이뱅크가 돌풍이라면 카뱅은 태풍이다.

흥행 비결은 편리함과 가격경쟁력이다.
비용이 적게 들어 대출이자는 덜 받고 예금이자는 더 많이 준다. 국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때문에 접근성은 가장 큰 무기다. 후발주자의 이점을 살려 다양한 서비스도 준비했다.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송금은 물론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 수준으로 낮췄다. 고객들은 전국 11만여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더 큰 '메기'가 등장하면서 금융권은 고객 지키기에 안달이 났다. 해외송금 수수료를 낮추고 모바일 소액 대출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2%대의 금리를 주는 상품도 속속 내놓는다. 소비자는 선택 폭이 넓어졌다. 수십년간 관치의 틀에 갇혀 '전당포식 영업'에 안주하던 금융권이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경쟁체제만이 시장을 혁신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 셈이다.

하지만 카뱅의 돌풍도 얼마 못갈 게 분명하다. 은산분리 규제 때문이다. 현재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의결권 있는 지분은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결국 이 규제에 묶여 석달 만에 일부 대출창구를 닫았다.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 위험자산이 늘어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덩치를 키우기 위한 자본금 확충도 여의치 않다.

은산분리는 철이 한참 지난 규제다. 이날 출범식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여야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규제완화를 얘기했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부터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한다는 이유지만 설득력이 없다. 최 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은 소매영업 위주라 사금고화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제1금융권에서 밀려난 서민층과 소상공인이 주요 고객이다. 카뱅과 케이뱅크가 금융서비스 사각지대인 7~8등급 이하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내놓은 이유다.
은산분리 규제의 키를 쥐고 있는 한 민주당은 친서민 정당을 외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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