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은 무엇인가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7 17:39

수정 2017.07.27 17:39

[기자수첩] 현대차의 미래 경쟁력은 무엇인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2017년은 뜻깊은 해다. 지금의 현대차를 있게 한 현대자동차공업사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해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 역시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직접 이 같은 소회를 밝히며 "오늘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 50년을 향한 재도약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017년 절반가량을 보낸 지금, 현대차그룹은 최악의 한 해를 우려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상반기 성적표가 이 같은 우려를 대변한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조59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47조6740억원)은 1.4% 성장했지만 순이익(2조3193억원)은 34.4%나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2.4분기만 두고보면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48.2%나 줄어든 9136억원을 기록했다. 순익으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악의 실적인 셈이다. 영업이익(1조3445억원)과 매출(24조3080억원)에서도 같은 기간 각각 23.7%와 13.8% 하락폭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사정이 더 안 좋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786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4.0%에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26조4223억원)과 당기순이익(1조1550억원)도 각각 2.5%, 34.8% 축소됐다. 2.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40억원(47.6%)과 3896억원(52.8%)으로 전년 대비 실적이 반토막 났다.

현대차가 지목한 실적 하락의 이유는 명백하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으로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대차그룹의 제1 시장이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실적은 43만9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나 급감했다.

그럼에도 실적부진의 원인을 중국에서만 찾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 우선 제2.3 시장이기도 한 미국과 한국에서도 현대차는 상반기 각각 7.4%와 1.7%의 동반 판매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또 중국과 미국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은 현지 및 일본 업체에 밀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거듭해왔다.

현대차가 과거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할 수 있던 것이 가격경쟁력 덕분이란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향후 50년간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이끌 경쟁력은 외부 요인에도 흔들림이 없는 강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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