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쓴소리 각료 다 내쫓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7 17:56

수정 2017.07.27 17:56

최근 노골적 불만 드러내며 세션스 법무장관 교체 검토.. 틸러슨 국무장관도 위태
취임 6개월째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각료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대규모 개각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의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독선을 비난하는 가운데 현지 언론들은 대통령이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는 부하를 원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제프리 세션스 법무장관이 어째서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을 교체하지 않았는가?"라며 세션스 장관과 매케이브 국장 대행을 동시에 비난했다. 그는 전날에도 매케이브 국장 대행의 부인이 2015년 민주당에게서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며 이 돈이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지난해 불거진 클린턴 전 후보의 e메일 유출 사건 수사에서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자신이 지명한 법무장관을 질타하는 이유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선거 캠프가 결탁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검사가 진행 중인 수사는 이달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까지 번졌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 2월 취임 직후 자신이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놓고 해당 조사에 참여하게 않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9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이 점을 지적하며 "세션스 장관이 스스로 수사에서 빠져서는 안됐다"며 "내게 먼저 말을 했다면 다른 사람을 법무장관에 앉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26일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8월 상원 휴회 중에 세션스 장관을 교체해 상원 인준과정을 우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존 코닌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는 보도 직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기를 자초하지 말라고 입을 모았다.

위태로운 각료는 또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26일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사임 소문을 일축했다.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였던 그는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미 정부가 "대체로 고도로 훈련된 조직이 아니다"며 정부 조직이 비효율적이라고 비난했다. CNN는 24일 틸러슨 장관이 최근 각종 정책문제에서 트럼프 정부와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세션스 장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틸러슨 장관의 사직이 머지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국무부는 다음날 이를 공식 부인했다.

백악관 내부의 권력구도 역시 변화를 맞고 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달 21일 취임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은 취임 후 나흘 만에 백악관 내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관련자를 "전부 해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마이클 쇼트 전 백악관 보좌관이 사임했다. 그는 이달 사임한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과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측근이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떠오르는 스카라무치 국장이 비서실장 권력까지 넘보고 있다며 그가 백악관 실세로 급부상한다고 내다봤다.


CNN의 글로리아 보거 수석 정치 평론가는 26일 오피니언 코너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다른 각료들도 제 2의 세션스 장관 취급을 받을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초 인사 청문회에서 수많은 각료들이 핵심 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점을 지적했다.
보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에는 정책적 반대에만 시달렸지만 이제는 러시아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충성할 수 있는 병사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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