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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ealth] 본인도 모르는 잠복결핵, 당신은 안전한가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7 20:10

수정 2017.07.27 20:10

증상없고 X-ray서도 안보이지만 면역력 떨어지면 바로 결핵
잠복결핵은 타인 전파 안되지만 보유한 사람의 경우 2년 내 5%
평생에 걸쳐 5%가 결핵으로
1세 미만 영아 4~5배 높아 위험
인터페론 감마분비검사로 양성 여부 쉽게 알수 있어
최근 모네여성병원 간호사에게 신생아들이 잠복결핵에 감염되면서 결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발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결핵환자 수는 2016년 기준 7만7252명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우리나라가 결핵 발생률 1위(10만명당 80명)를 차지했다. 2위인 포르투갈(10만명당 23명)보다도 약 3.4배 이상 많다.

특히 최근에는 잠복결핵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종훈 교수는 "최근 모네여성병원 사태에서 잠복결핵 환자가 발생했는데 잠복결핵에서 활동성 결핵 감염으로의 발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핵, 감기와 혼동해 치료 늦어

우리나라에 결핵환자가 많은 이유는 일제시대와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감염이 많이 됐기 때문이다. 이후 결핵환자로부터 감염돼 잠복결핵 형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난해 '결핵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검사를 진행해 잠복결핵을 확인하고 예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고교 1학년을 전수검사 대상으로 선정한 건 이 시기를 기점으로 결핵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만 10~14세 결핵신고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102명 수준인데, 만 15~19세는 750명으로 7배가 넘는다.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된 질환이다. 이 결핵균이 환자의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이를 주위 사람들이 들이마심으로써 감염된다. 일반적인 결핵이라고 말하는 것은 폐에서 발병하는 폐결핵이며 결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발생위치에 따라 림프절결핵, 척추결핵, 장결핵 등도 있는데 이러한 결핵은 폐외결핵이라고 하여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결핵은 에이즈, 규폐증, 만성폐쇄성 폐질환, 만성 신부전 및 투석, 당뇨, 면역 억제제 투여, 영양실조 및 심한 저체중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더 발생하기 쉽다.

결핵은 기침과 가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이 때문에 감기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결핵 확진을 받기 전까지 주변사람들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밤에 열이 있는 경우에는 결핵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결핵에 걸리면 대표적으로 기침, 가래, 발열(미열과 오한), 체중감소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몸에 결핵균이 감염됐지만 면역력에 의해 균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 잠복결핵인 사람들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하게 된다. 잠복결핵을 보유한 사람의 경우 2년 내에 5%, 평생에 걸쳐 5%가 결핵으로 발전한다.

■잠복결핵, 본인도 모르는 경우 많아

잠복결핵은 타인에게 전파 되지 않으며, 증상이 없고, 가래와 같은 인체 검체에서 결핵균이 동정되지 안고, 흉부 X 선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를 상태를 말한다. 아직 활동성 감염을 일으키지 않은 상태로 증상이 전혀 없고 X-ray에서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염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해 활동성 감염으로 발병한다. 활동성 감염으로 발병하게 되면 타인에게 전파가 가능한 전염력도 생기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본인이 잠복결핵 환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결핵균에 노출됐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1세 미만 영아가 잠복결핵에 걸렸을 때는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4∼5배 높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잠복결핵은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나 '인터페론 감마분비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는 팔 안쪽 피부에 투베르쿨린 용액을 주사해 48~72시간 후에 주사부위가 단단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10mm 이상이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하지만 BCG 예방접종을 한 경우 위양성을 유발할 수 있어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추가로 인터페론 감마분비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1년에 한번 이 인터페론 감마분비검사를 통해 잠복결핵검사를 진행해야한다.

잠복결핵을 치료하면 활동성 결핵 감염으로 발병하는 것을 약 60% 가량 예방할 수 있다. 치료로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이소니아지드(INH)를 9개월 복용하는 것과 리팜핀(RIF) 4개월 복용, 이소니아지드(INH)와 리팜핀(RIF)를 3개월 복용하는 등의 방법이 있는데, 치료 및 복용방법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게 된다.

■결핵약, 복용 중단하면 더 위험

결핵은 약 복용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기간은 6~18개월 이상 걸린다.

문제는 약의 양이 많고 몇 번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임의로 약을 끝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재발해 일반 결핵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약에 대한 내성을 가진 결핵을 말한다. 즉 결핵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인 아이소니아짓과 리팜핀에 모두 내성인 결핵이다.
처음부터 내성인 결핵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일차성과 일반 결핵 환자 중 약을 불충분하게 혹은 간헐적으로 복용하여 내성이 생긴 이차성으로 나뉜다. 따라서 다제내성 결핵일 경우 치료기간이 18~24개월에 이르고 치료 성공률도 44~66%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끝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잠복결핵의 경우에도 결핵약 1종류 또는 2종류를 적게는 3개월, 많게는 9개월 동안 복용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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