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기재부, 부동산 가격 잡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7 20:43

수정 2017.07.27 20:43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LG구본준 부회장과 와이셔츠 차림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LG구본준 부회장과 와이셔츠 차림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가격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일 잘 하는 전 세계 사업장에 피자 선물을 보내 일명 '피자CEO'라는 별명이 붙은 구본준 LG부회장과 인사를 나누던 중 "일 잘 하는 부서에 대통령 명의로 피자를 보내면 된다"라고 제안을 받자 "그러면 우리는 기재부에 보내면 되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이 자리에 배석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향해 부동산 가격을 잡아달라는 숙제를 던진 것이다.

문 대통령이 보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주문함에 따라 다음달 발표될 가계부채 대책의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6월 부동산 이상과열 현상을 막기 위해 6.19 대책을 제시했지만 '미온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엔 되레 '약발이 다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란 심리가 확산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에선 부동산 규제정책이 자칫 건설경기를 꺼드릴 수 있다며 강남지역에 대한 '핀셋'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에선 이런 스탠스가 부동산을 잡겠다고 했다가 오히려 부동산 가격만 올려놓은 노무현 정부의 전적을 거론하며 당분간 집 값이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이란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제시돼 있지 않아 이런 시각을 부채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4%상승하며 6.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심지어 지난주까지만 해도 보합세를 였던 지방 아파트값도 비록 소폭이지만 0.02%로 상승 전환됐다.


한편 대통령이 일 잘 하는 부서로 기재부를 지목하고 피자를 보내겠다고 언급한 건 최근 연일 격무에 시달리는 기재부 공무원들에 대한 일종의 격려메시지다. 최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수립을 비롯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및 통과, 증세방안을 담은 내년도 세제개편안 마련 등으로 기재부의 업무 강도가 높아진 상태다.


피자 CEO로 불리는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임직원과 소통강화와 사기진작을 위해 전 세계 사업장에 있는 직원들에게 격려 메시지와 함께 '피자'를 선물, 지난 2014년까지 LG전자 직원 5만여 명이 피자를 받았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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