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3통' 그중에 제일은 '소통'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30 17:20

수정 2017.07.30 17:20

[데스크 칼럼] '3통' 그중에 제일은 '소통'

"신선했다. 속내는 모르겠지만 보여지는 모습은 좋았다. 결과물도 나왔으면 좋겠다." "기업인들이 긴장을 많이 했을 텐데 생각보다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 됐으면 한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를 본 경제인들의 소감이다.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격의 없이 상의를 벗고 진행한, '호프 미팅' '칵테일 타임'으로 불린 이번 간담회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듯하다.

간담회 직후 발생한 북한의 도발로 이슈가 묻히기는 했지만 이번 간담회로 재계의 막연한 우려도 어느 정도는 해소된 것 같다. 특히 간담회에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도 초청돼 중견그룹은 물론 중소기업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여러가지 대화가 오고갔지만 정작 하고 싶은 내용은 빠져있는 것 같다. 좋은 분위기를 망치기 싫어서 그랬겠지만 편했던 자리인 만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사실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편하게 만나는 모습은 이전에도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칼국수 오찬'을 하며 의견을 교환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룹 총수들과 파격적으로 '삼계탕 회동'을 하기도 했다. 편한 분위기를 만들고 소통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때뿐 경영환경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이번 간담회에서 그나마 대통령이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밝힌 것은 다행이다. 필요한 규제와 과도한 규제를 구분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기는 하지만 기대감을 가질 수는 있을 것 같다. 사실 기업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 규제철폐다. 간담회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규제 완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입지규제 완화 등 다양한 요청이 나왔다. 특혜를 위해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정말 '손톱 밑 가시' 같은 규제는 빨리 제거해야 한다.

최근 일본 관련 외신 기사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질투 반, 부러움 반이다. 10년 불황, 20년 불황에 빠진 일본, 몰락하는 일본이라는 기사를 본 게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지금은 경기가 좋다는 내용뿐이다. 우리는 젊은이들이 취업할 곳이 없어 방황하는데 일본 젊은 세대는 일자리가 넘쳐서 골라서 취업을 한다고 한다. 일본이 어느새 예전의 위용을 찾은 것이다. 이유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 문 대통령이 재계 총수와의 첫날 회동에서 한 말이다. 의례적인 인사말로 볼 수도 있지만 기업인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는 말이다.

간담회 둘째 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간담회에서 '3통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했다.
'3통'인 문재인 대통령, 화합과 소통,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 모두 다 중요하다. 이 중 하나만 꼽으라면 두번째인 소통이 아닐까 싶다.
국민과의 소통, 기업인과의 소통, 정치권과의 소통이 제대로 된다면 나머지 2통의 미래도 밝을 것이기 때문이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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