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준박사의 파생상품 이야기]

내가 투자한 펀드에도 파생상품 숨어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각종 파생상품은 이미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100조원을 넘어 주식형 펀드보다 규모가 크다. 하지만 일반투자자들에게 파생상품은 여전히 어렵고 낯설기만 하다. 차명준 숭실대 초빙교수와 함께 파생상품으로 돈버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차 교수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일종합경제연구소와 고려종합경제연구소를 거쳐 국민대 경영대 교수를 지냈다.<편집자주>
'파생상품, 선물거래, 옵션거래.'

누구에게는 처음 듣는 용어일 수도 있고, 누구는 '풋옵션 매수는 로또'라는 전문가적인 상상을 할 수도 있다. 과거 신문이나 방송에서 들었던 '압구정 미꾸라지' '목포 세발낙지' 등의 유명한 투자자들을 떠올릴 수도 있다. 재벌 회장도 크게 손실 본 상품이라거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주범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파생상품(derivatives)에 대한 이해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고, 그 범위도 아주 넓을 것이다.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고, 어려운 분야라 '몰라도 내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일테다.

어렵고 부정적인 이미지의 파생상품은 우리 생활에 이미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내가 투자한 펀드나 금융상품에 폭넓게 파생개념이 내재돼 있다. 대형 금융기관의 파생상품 실패 사례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이 내가 투자한 주식이나 펀드에 유탄으로 작용한다.

파생상품은 기초가 되는 상품에서 파생(派生)된 상품이다. 파생상품 거래의 기초가 되는 실물상품에는 농축산물과 원자재가 있다. 또 주식, 채권, 외환 등 금융상품을 비롯해 날씨, 재해 등의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까지 다양하다. 파생상품의 유형에는 주로 거래소 장내에서 거래되는 선물거래와 장내와 장외에서 거래되는 옵션거래, 장외에서만 거래되는 스왑거래가 있다.

우리는 파생상품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파생상품시장은 미래가격 예시기능과 리스크 관리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이니라,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여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시장과 옵션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은 각각 20%와 30%를 차지한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파생상품이 또다른 대체투자상품이 된다.

둘째, 파생상품 개념은 많은 투자대상 상품에 이미 내재돼 있다. 파생상품을 이해해야 투자대상 상품을 이해하고,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증권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연계증권(ELS)은 최근 5년간 한 달에 적게는 4조원, 많게는 6조원씩 팔리는 상품이다.

ELS는 장내옵션과 장외옵션의 개념을 이용해서 만든 상품이다. 기초자산가격이 상승하여 녹아웃(Knock-out)가격에 다다르면 약속된 수익과 함께 조기상환되기도 하고, 기초자산가격이 하락해 녹인(Knock-in)가격에 이르면 손해를 보고 조기상환되기도 한다.

70세 이상 고령자가 원금비보장 ELS에 가입할 경우 숙려기간을 두기로 제도화했다. 금융기관 창구에서 파생상품이 내재된 펀드 등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창구직원이 '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셋째, 거액투자자들과 기관투자들에게 파생상품은 리스크를 관리하는 수단이 된다. 그래서 많은 기관투자자들은 보유자산의 가격변동위험을 파생상품을 이용해 헤지하거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은행의 부외거래에서 파생상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우정사업본부는 주가지수선물을 이용한 차익거래의 가장 큰 손이었다.

넷째, 파생상품시장은 169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파생상품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만들어 판매하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상품에 대한 이론적인 근거와 상품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수단을 파생상품이라는 학문이 제공하고 있다.

다섯째,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정보통신기술(ICT)과 파생상품이 융합된다면 새로운 파생상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이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파생상품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은 금융인, 나아가 투자자라면 가져야 할 기초지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숭실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