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소상공인 혁신만이 살길이다]찐빵 팔아 돈 벌 수 있냐고요? 저희는 5개국에 수출까지 합니다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31 17:42

수정 2017.07.31 22:08

① 슬지네찐빵..팥부터 모든 원재료 지역 농산물만 사용
현대식 카페서 찐빵 먹고 직접 만들어 볼수도 있어
국산팥앙금·팥가루·팥물 등 다양하게 가공해 판매
슬지네찐빵 김갑철 대표(왼쪽 첫번째)가 부인, 딸, 아들과 함께 부안에 위치한 슬지네찐빵 2호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슬지네찐빵 김갑철 대표(왼쪽 첫번째)가 부인, 딸, 아들과 함께 부안에 위치한 슬지네찐빵 2호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안(전북)=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전체 중소기업의 86%(300만개)에 달하는 소상공인의 삶은 쉽지 않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으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앞으로 더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탁금지법의 일부 개선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소상공인 스스로의 '혁신'이다.

여기 차원이 다른 소상공인들이 있다.
지역 토종 농산물을 활용해 먹거리를 생산하며, 국내에 안주하고 않고 중소.중견기업들도 힘들다는 해외시장까지 진출했다. 여기에 사회적 책임까지 다한다. 바로 '혁신형 소상공인'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려움을 나누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는 혁신형 소상공인 사례를 2회에 걸쳐 조명한다.

[전라북도 부안=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7월 21일 방문한 전라북도 부안의 '슬지네찐빵'은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부안관광지인 곰소염전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슬지네찐빵 2호점은 고객들이 직접 빵 만들기를 체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유롭게 쉴 수 있는 현대식 카페 공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유한회사 슬지네찐빵은 한국전통식품 찐빵, 우리쌀을 이용한 쌀빵과 만두, 국산팥앙금, 팥가루, 팥물, 팥차 등을 가공.판매한다.

슬지네찐빵 김갑철 대표는 한국도로공사에서 퇴사 후 지난 2000년 '슬지네 안흥찐빵'을 창업했다. 이후 2013년 찐빵카페로 콘셉트를 바꿔 재도약을 맞게 됐다. 2014년에는 창업자인 김갑철 대표와 아내, 3남매가 함께 사업체를 법인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슬지네찐빵의 '슬지네'는 딸의 이름이다. 김 대표는 딸의 이름을 걸고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지켜내고자 인생을 걸고 찐빵을 만들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시작을 했다"고 말을 꺼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기술을 배우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돈이 없다보니 일수로 돈을 빌려 하루 하루를 연명을 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

슬지네찐빵이 자리를 잡는 데엔 '우리 땅에서 자란 좋은 재료를 고집한다'는 김 대표만의 철학이 큰 몫을 했다.

지역 내 계약 재배로 생산된 팥을 까다롭게 선별해 사용했다. 지역 내에서 조달이 힘들 경우엔 잡곡전문업체 국산팥을 수매해 직접 팥앙금을 제조한다. 찐빵을 만들 때 첨가하는 원재료 역시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공급받아 제조하고 있으며, 특히 부안 특산품인 오디와 뽕잎을 첨가한다. 첨가제를 최소화하고 직접 만든 발효종, 누룩, 발효액 등으로 우리밀의 단점을 보완했다.

김 대표는 "부안에서 생산되는 팥의 절반 가량을 우리 가게가 사용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돈을 많이 벌겠다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들과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야할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일본, 영국, 캐나다, 베트남, 필리핀에도 찐빵을 수출한다.

슬지네찐빵은 제 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곰소염전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슬지네찐빵 2호점이 바로 그것.

지난해 말부터 해썹(HACCP) 기준의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과 함께 직영 2호점을 설립 중이다. 빠르면 이달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이 완공되면 하루 1200개 생산에서 3000개로 늘어난다.

이 회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찐빵은 현재 익산로컬푸드를 비롯 강진, 서산, 사천, 순천 등지에 납품되고 있다. 특히, 국산팥앙금은 서울 더본코리아, 울산풍년제과, 키에리, 팡쥬르, 르빵프레, 오보록 등 제과, 빙수용으로 납품되고 있다.

슬지네는 3남매가 합류하면서 지난 2015년 전북농식품가공. 아이디어콘테스트 최우수상 수상과 전라북도와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에서 진행한 스타소상공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나눔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힘들었던 시절 주위의 도움으로 이겨냈던 기억을 절대로 잊지 않고, 바른 먹거리로 보답하고자 하는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도 어려운 이웃에게 찐빵 나누기 행사와 장학금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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