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평생교육… 빛나는 백세인생

신지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1 17:26

수정 2017.08.01 17:26

[특별기고]평생교육… 빛나는 백세인생


우연한 기회에 구청과 대학교가 진행하는 아카데미 과정에서 인생 후반전을 배우고 즐기면서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새로운 면모를 경험하게 되었다. 늦게 배운 도둑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강의에 몰입하는 모습은 너무나 진지했다.

97세 김형석 교수의 '백년을 살다보니'란 강의를 들으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다. 강의 후 그냥 가기 아쉬워 삼삼오오 모여서 치맥, 소맥, 커피 등을 즐기는 모습이 대학가 풍경 못지않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2~3일 앓다가 나흘 만에 하늘로 간다는 '9988234'는 구버전, 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삼일 앓다가 하루 만에 다시 일어난다는 '9988231'이 신버전이라고!

강화도 현장학습, 체육대회, 졸업여행 등 대학교 과정보다 더 재미있다. 졸업여행에서 펼쳐지는 반별 장기자랑은 가관이다.
90세의 송해가 진행하는 KBS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방불케 했다. 문화센터에서 6개월 배우고 무대에 오른 용감한 두 할머니의 '어우동 춤'.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고 가수 못지않게 부르는 춤과 율동, 우스꽝스러운 복장과 가면으로 선보이는 코러스와 갖가지 율동. 누가 이들을 60대로 보겠는가. 졸업여행에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모두들 아쉬워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먹서먹했는데 이제는 언니, 동생, 형님, 아우 하면서 무슨 할 말이 그다지도 많은지. 아쉬운 15주의 아카데미 과정이 수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수료식 후 많은 사람들이 허전하다고 한다. 이들은 또 뭔가 찾아야 직성이 풀린다. 은퇴 후 100세까지 성공적인 노후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은퇴후 할 일 없다고? 백화점 문화센터나 주민센터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면서 배울 게 너무 많다. 요리, 요가, 춤, 붓글씨, 그림, 노래 등. 실비여서 부담되지 않는다. 내가 애송하는 사무엘 올만의 '청춘'이란 시 구절. '때로는 이십의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 모두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인생 후반전 지금부터 시작이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전반전보다 후반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의 쾌감을 맛볼 때가 많다. 어쩌면 전반전보다 더 멋있고 보람있게 보낼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내가 있는 학교에 73세의 마도로스 출신 할아버지 학생이 요리를 배운다.
이유는 아내가 아플 때 음식을 만들어주고 혼자 살 때를 대비해, 손자손녀 간식도 만들어 주기 위해, 올해 퇴직하는 60세 공무원 J씨는 코이카 해외봉사활동을 위한 미용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사업가 K씨는 전문지식 습득과 대학원 진학을 위해, R호텔의 지배인 K씨는 승진을 위해 주 1일 학사과정에서 열공이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배운다.
인생 후반전을 힘차게 달리는 아카데미 수료생, 만학도 학생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Love Your Dream!, Love Your Life!

김영덕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학사관리부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