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부회장에 징역 12년 구형]

'청탁' 직접증거 없어… 유·무죄 양극단 판결

연합뉴스
징역 12년이 구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위쪽 사진)이 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결심 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법정에 출석하는 박영수 특별검사. 연합뉴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하면서 25일 선고 때까지 재판부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는 이 사건 핵심 쟁점인 이 부회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입증할 수 있는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형량이 아니라 유.무죄 자체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뇌물 증거 있다" vs.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날 결심공판에 출석, 이 부회장의 유죄 입증을 장담했다. 그는 "통상 그룹 차원의 뇌물 사건에서 가장 입증이 어려운 부분은 돈을 건네준 사실과 그룹 총수의 가담 사실"이라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 스스로 약 300억원을 준 사실과 이 부회장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 자금 지원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물 사건에서 입증이 어려운 두 가지 사실을 피고인들이 자인하고 공판과정에서 관련 증거들에 의해 경영권 승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를 특검의 오해라며 선을 그었다. 변호인은 "특검 주장이 법률가로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 호소하는 오류를 범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특검은 입증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지만 공소사실에 일방적인 추측만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호인은 삼성에 대한 편견이 만든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은 "특검은 삼성 미래전략실이 총수 일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조직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조계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결이 극과 극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2014년 9월, 2015년 7월, 2016년 2월 등 3차례에 걸쳐 단독 면담했다. 특검은 독대에서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청탁이 오갔다고 봤다. 반면 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 관련 내용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 법조인은 "돈이 건네진 사실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부정한 청탁이 확인되면 유죄가 인정될 수 있다"며 "재판부가 독대 전후 과정에서 나온 간접증거로 이를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형사소송법상 간접증거는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여받지 못해 사실 입증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며 "특히 재판부가 안종범 수첩을 간접증거로 선택한 만큼 특검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종범 수첩 간접증거, 특검 주장 일부 불수용"

이날 선고를 앞둔 결심공판에서도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은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둘러싸고 재판부를 향해 마지막 설득작업을 벌였다.
박 특검은 "피고인들은 대통령에게 현안 해결을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면서 "이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들에 반한다는 점이 재판과정에서 명백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특검이 부정한 청탁을 '전가의 보도'처럼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1차 면담 당시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하지만 근거조차 없는 것"이라며 "특검은 삼성의 정상적인 경영활동마저 모조리 부정한 청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