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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물들일 女풍…‘레이디 맥베스’부터 ‘아토믹 블론드’까지

입력 2017.08.09 16:11수정 2017.08.09 16:11


극장가 물들일 女풍…‘레이디 맥베스’부터 ‘아토믹 블론드’까지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블록버스터와 시대극 등 남성 영화가 여전히 박스오피스에 즐비한 가운데, 강력한 매혹성을 지닌 외화 세 편이 독보적인 여성 배우들과 함께 출격을 예고했다.

먼저, 지난 3일 개봉해 선두 주자로 나선 영화 ‘레이디 맥베스’는 강렬한 캐릭터와 신예 배우 플로렌스 퓨의 놀라운 연기로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레이디 맥베스’는 19세기 영국, 늙은 지주에게 팔려간 열일곱 소녀 캐서린의 잔인한 운명을 그린 작품으로, 개봉 6일차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의미 있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관객들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은 쉽게 규정지을 수 없는 입체적 여성 캐릭터다.

19세기 시대적 억압을 살기등등한 방식으로 헤쳐 나가는 캐서린의 이야기는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동시에, 도덕적 인간성을 져버렸다는 점에서 다채로운 해석과 논의를 낳고 있다. 또한 캐서린의 무서운 광기가 폭발하는 시발점에는 사랑 그 이상의 복합적인 욕망이 담겨 있어, 그간 19세기 소설, 영화들이 보여준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와는 궤를 달리한다.

한편 캐서린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흑인 하녀 안나는 저택의 남성 캐릭터들을 제치고 제2의 주인공으로 불리고 있다. 1865년에 탄생한 원작 소설을 21세기 시대 화두에 걸맞게 재해석한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안나 캐릭터를 통해 젠더를 넘어 인종, 계급 문제까지 흥미롭게 짚어낸다.

그 뒤를 이어 8월 30일에는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 ‘아토믹 블론드’가 찾아온다. 그간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파이 액션 장르, 샤를리즈 테론은 ‘본드걸’이 아닌 ‘제임스 본드’로 100% 리얼 맨몸 액션에 도전한다. MI6 최고의 비밀요원 로레인 역을 맡은 샤를리즈 테론은 부상도 감내한 치열했던 격투 훈련의 성과를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 새로운 스파이 아이콘, 그리고 액션퀸의 탄생에 관객들의 기대감이 뜨겁다.

이어서 9월 7일에는 제70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이 개봉한다. ‘매혹당한 사람들’은 여자들이 사는 대저택에 부상당한 남자가 들어오면서 시작된 감출수록 드러나는 은밀한 관계를 담은 스릴러로, 1864년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남겨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혹하는 여인 미스 마사 역의 니콜 키드먼부터 숨겨진 욕망을 발견하는 에드위나 역의 커스틴 던스트, 비밀스럽게 도발하는 알리시아 역의 엘르 패닝까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의 연기 시너지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9009055_star@fnnews.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