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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장군인사와 갈 길 먼 국방부

간혹 당국자들이 실수로 잘못된 정보를 기자들에게 제공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게 큰 트집거리는 아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도 있고, 이를 바로잡으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8일 발표된 군 수뇌부 인사 발표와 관련된 취재 중 군 당국은 잘못된 정보를 수정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묵살했다. '기자 네가 뭘 알아'라는 무시일까, 아니면 뼛속 깊게 자리잡은 '육사 중심주의' 때문일까.

국방부는 이날 "육사 37.38기급이 배제되고 육사 39.40기급인 장군들이 합참의장을 비롯한 주요 직위(대장)에 내정됐다"고 밝히면서 "1군사령관으로 내정된 박종진 중장(3사.17기)을 육사 38~39기급"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분명 잘못된 정보제공이다. 3사관학교 17기들은 1980년 9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때문에 임관연도만 놓고 보면 같은 해 3월에 임관한 육사36기와 동기급이다. 현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육사 36기다.

물론, 사관학교.3사관학교.학군장교(ROTC).학사장교(OCS) 등 다양한 출신별 기수를 어떻게 동기로 묶을지는 현역 군인에게도 어려운 문제다. 이 때문에 군내에는 '국군(장교)기수 대조표'라는 것이 있다. 기수대조표를 이날 브리핑에 참가한 국방부 관계자에게 들이밀자 그는 "대변인께서 설명한 것이니 틀리지 않을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그런 자료로 이의를 제기하느냐"며 기자의 확인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장교자력표를 통해 임관연도를 확인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이 이어지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1980년 9월 임관이라 육사36기와 같은 해 임관한 게 맞다"며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내용을 사소한 것이라 생각했는지, 수정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기자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다시 했느냐'는 질문을 이어가자 그 관계자는 "기수서열을 정확히 하는 것은 어렵다. 당시 3사관학교는 9월 또는 12월에 임관했기 때문에 어느 부대에서는 다음해 3월 임관한 육사 기수와 동기로 취급할 때도 있었다"며 말을 흐렸다. 육사 몇기와 동기 또는 그에 해당된다는 발상 자체가 육사 중심적 사고다.
그렇다면 먼저 임관한 3사 출신 소위가 나중에 임관하게 될 육사생도와 동기라는 것인가.

기수 산정이 국민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기수 파괴와 비육사 투톱체제로 특징지어지는 군 수뇌부 인사를 발표하는 국방부 브리핑은 장교자력표 등을 확인해 기준을 따라야 한다. 적용하지 않을 기준을 뭐하러 만들어놓았다는 것인가. 잘못을 알고도 변화하지 않는 국방부의 모습을 보며 우리 군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