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yes+ Culture] 이 공연들이 비주류라고? 대체 어딜봐서…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0 17:10

수정 2017.08.10 17:10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70주년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축제 비초청작들 교회.식당 개조해 공연하며 점차 커져
이젠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 타이틀
우리나라 평창 동계올림픽 맞물리며 정부지원 평균 1.7편서 5편으로 확대
그루잠프로덕션 '스냅'
그루잠프로덕션 '스냅'

극단 성북동비둘기 '메디아 온 미디어'
극단 성북동비둘기 '메디아 온 미디어'

한국 공연계에서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멕시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 등과 함께 세계 4대 주요 공연예술마켓의 하나로 꼽히는 축제다. 매년 8월이 되면 한 달 내내 에든버러는 공연장과 거리 곳곳마다 벌어지는 다채로운 공연들로 흥겹다. 특히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 지난 4일 개막한 가운데 오는 28일까지 에든버러를 달굴 예정이다. 올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의 주제는 '저항의 동맹(Alliance of Defiance)'으로 축제기간 동안에는 전세계 58개국 3398개 작품이 공연을 펼친다.

1999년 PMC프로덕션의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가 진출한 이래 우리나라의 수많은 공연팀이 매년 꾸준히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 중이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작품 5편이 더해진 총 19개 작품이 이 꿈의 무대에 오른다.


■70돌 맞은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

1947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상처받은 이들의 정신을 치유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하지만 이에 초청받지 못한 공연단체 8개가 있었다. 에든버러 시내의 정식 공연장에서 공연하지 못한 이들은 축제의 공식 프로그램과 별도로 도시 안의 교회와 식당 등 주변의 소규모 공간을 극장으로 개조해 공연을 시작했다. '언저리', '주변'이라는 뜻의 프린지(fringe)가 붙은 이유다. 처음엔 보잘 것 없어 보였지만 해를 더해갈수록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한 독특하고 참신한 공연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세계 각지의 공연단체들이 8월이 되면 에든버러로 모이기 시작했다. 에든버러가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축제 도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도 바로 이 프린지 페스티벌 덕분이다.

축제가 열리는 8월 한달동안 에든버러에서 팔리는 티켓 수도 지난해 경우 48개국 3269편이 294개의 임시극장에서 5만266회의 공연을 진행했고 약 250만장의 티켓을 팔았다.

우리나라는 1999년 '난타'가 처음으로 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한 이래 올해까지 19년간 128개 작품이 프린지의 문을 두드렸다. 특히 올해 예년에 비해 진출작이 늘게 된 이유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70주년과 더불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선 영향도 있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리케이댄스 '마음 도깨비'
리케이댄스 '마음 도깨비'


■정부지원작 포함 한국 참가작 대폭 늘어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예산을 지원한 프린지페스티벌 진출작은 총 17편으로 10년간 평균 1.7편의 작품을 지원해왔다. 지난해에도 1편을 지원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루잠프로덕션의 '스냅',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메디아 온 미디어',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타고의 '타고 코리안 드럼', 리케이댄스의 '마음 도깨비' 등 총 5편을 지원했다.

이번 지원작의 면면도 마술과 연극, 아카펠라 뮤지컬, 타악 퍼포먼스, 현대무용으로 다양하다. 그루잠프로덕션의 '스냅'은 컨템포러리 미스터리 매직쇼로 빛과 어둠을 적절히 사용해 초현실주의적인 몽환적 인상의 환상예술을 선보인다. 지난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아시아 아츠 어워드' 최고작품상을 수상한 검증된 작품이다.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메디아 온 미디어'는 그리스 고대 비극 '메데아'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접근한 연극이다. 얼핏 보면 스펠링이 비슷한 '메디아'와 '미디어'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정신없이 흘러가는 현대의 매스미디어인 TV속 장면들로 끌고왔다. 순식간에 흘러가는 강렬한 미디어 소리와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자극적인 이미지들에 관객들이 메데아의 살인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만든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아카펠라 뮤지컬로 공연의 배경과 음향을 배우들의 아크로바틱으로 직접 표현하는 작품이다.
타악그룹 타고의 타악 퍼포먼스 '타고 코리안 드럼'은 지난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코리안 드럼Ⅱ'의 업그레이드판이다. 민족의 한을 보여주는 구음과 함께 자체개발한 융합악기인 '율고'의 선율과 함께 선보인다.


또 리케이댄스의 현대무용 '마음 도깨비'는 한국과 프랑스팀이 공동으로 제작한 30분 길이의 솔로 작품으로, 부정과 욕망의 도깨비들이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을 위한 요소임을 인정하고 이들과 함께 흐드러지게 논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yes+ Culture] 이 공연들이 비주류라고? 대체 어딜봐서…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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