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北 리스크 이달말까지 영향… 2300선 지지 여부 주목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3 17:31

수정 2017.08.13 17:31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증시 진단
수출.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 변함 없지만
조정후 상승 VS. 조정후 횡보 전망 엇갈려
北 리스크 이달말까지 영향… 2300선 지지 여부 주목

北 리스크 이달말까지 영향… 2300선 지지 여부 주목

코스피가 장중 최고점(2453.17) 대비 130포인트 넘게 꺾이면서 그간 상승 랠리를 마감하고 조정장에 진입한 형국이다. 상승 국면에 이은 조정이 예상됐던 상황에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자 외국인은 3거래일간 1조원 가까운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체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치러지는 이달 말까지는 북한발 리스크가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존 단기적 영향에 그치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최장 한달 가까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단기 심리적 지지선은 2300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는 엇갈렸다.
일부는 기업 실적 등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펀더멘털)은 여전히 튼튼해 상반기 상승장 당시 전망했던 2500~2600선을 유지했다. 반면 장기 조정 시점이 왔다거나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언제든 조정이 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차익실현 시점에 터져나온 '북한 리스크'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서치센터장들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단지 지정학적 위험 부각으로 인해 터져나온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정보기술(IT)주 급등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시기에 북한과 미국 간 긴장 국면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외국인이 사고 있다"며 "두 종목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왔을텐데, 그럴 때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3일간 1조원을 팔았으니 작은 규모가 아니다"라며 "내부에서 완충할 수 있는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1조원이 풀리며 주가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8월 말까지는 대북 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월말까지 이어지는 한.미 합동훈련까지는 긴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8월 중.하순부터 예정된 을지훈련에 이어 북한 건국기념일인 9월 9일까지는 노이즈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때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심리적 지지선을 2300으로 보고 있다"며 "지지선이 깨지면 지정학적 리스크의 강도에 따라 추가 하락도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하락장에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책 방향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 정부가 생각보다 금융 등에 친화적이지 않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배당 세제혜택 종료 이슈 등도 분명한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코스피 전망은 엇갈려

하반기 전망치를 2500~2600선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 요인인 데다 수출이나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이 좋다고 봤다. 단기 불확실성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윤 센터장은 "분명한 것은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지속 가능한 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관망해야 하지만, 조정할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도 "기업 실적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수치를 조정해야 겠지만 북한과 미국 간 리스크라 아직 조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양 센터장은 "4.4분기 코스피는 2500까지 보고 있다"며 "시장이 9월 중·하순 지나며 안정화되면 외국인 힘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장기 조정장이 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하락은 2350~2200선에서 마무리되고 횡보할 것"이라며 "4.4분기 중반 이후 실적이 주가를 끌어 올리겠지만, 상승세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느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윤 센터장도 "다시 2400~2500간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며 "(한순간에)200포인트 빠지는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초 체력'으로 극복해야

리서치센터장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탈피 후 다시 상승장을 이끌기 위한 요인으로는 기업 실적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주가 하반기 호실적을 내며 실적장에 재진입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박 센터장은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하반기 SK하이닉스도 추가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고, (전체적인) 실적이 괜찮은 상황에서 IT주가 중심을 잡으면 반등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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