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준박사의 파생상품 이야기]

선물시장, 다양한 제도로 거래시스템 안전성 확보

'선물거래가 안전하다.'

선물거래로 막대한 손실을 입어 2011년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이 파산했다는데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거래시스템이 안전하다는 의미와 가격 변동에 의한 투자손실 위험은 구분돼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거래시스템 자체와 주식 투자에서 손익은 구별돼야 하는것과 마찬가지다.

선물시장을 포함한 장내 파생상품시장 시스템은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는 여러 제도가 마련돼 있다. 주식 현물거래를 예로 들어보자.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자자는 주문을 내면서 이틀 후에 내 계좌에 들어오는 주식이 가짜는 아닐까 의심하지 않는다. 반대로 매도주문을 내면서 매매차익이 계좌에 제대로 들어올까 의심도 하지 않는다. 매매에 따른 계약이행과 청산에 대해서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안전이 확보돼 있어야 안심하고 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면 선물거래 시스템의 안전성은 어떻게 보장되는가. 선물거래는 거래장소를 거래소에 국한시키고, 거래대상 상품과 상품의 질과 양, 인도 장소 등이 정해져 있다. 계약 불이행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 역시 마련돼 있다.

첫째, 선물거래의 대상이 되는 주식, 채권, 외환, 주가지수 등의 금융선물은 기초자산 자체가 이미 표준화돼 있다. 반면, 옥수수나 축산물, 원유 등은 거래소가 정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옥수수는 한국에서 벼를 수매할 때 등급을 매기는 것처럼 옥수수의 습도, 부스러기 등을 감안해 등급을 매긴다. 따라서 옥수수선물의 매도자는 해당 등급의 옥수수를 인도해야 한다. 생우(live cattle)의 경우에도 거래되는 소는 생후 24개월 이내의 400㎏으로 제한되고 검역증서가 첨부돼야 한다.

둘째, 거래소는 청산(clearing)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선물계약의 한 당사자(매도자)가 계약이행을 포기한 경우 거래소가 거래상대방(매수자)에게 표준화된 계약 상품의 인도를 담보한다.

미국에서는 정해진 가축목장에 인도된 생우 1000마리 중 100마리가 표준규격 미달이거나 병에 걸렸다면 청산회사(미국은 거래소와 청산 분리)가 표준화된 생우 100마리를 매수자에게 먼저 인도하고, 추후 매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

셋째, 장내 파생상품거래에는 증거금(margin) 제도가 있다. 선물거래가 투자위험이 큰 상품이기 때문에 누구나 시장에 참여할 수 없도록 일정금액(개인은 3000만원) 이상을 현금으로 납입해야 하는 기본예탁금(최소증거금), 투자자의 계좌잔액으로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는 최대 계약 수를 제한하는 위탁증거금(개시증거금), 계좌평가금액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유지위탁증거금(유지증거금) 제도를 두고 있다. 계좌평가금액이 유지증거금 이하로 낮아지면 마진콜을 당해 일정 수준까지 추가로 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넷째, 투자자 1인당 투자할 수 있는 포지션 한도가 정해져 있다.
개인의 과도한 선물투자는 계약 불이행의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거래소는 투자자 1인당 선물거래 미결제약정계약수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다. 코스피200 주가지수선물의 경우 개인은 1만계약, 기관투자자는 2만계약까지 포지션을 보유할 수 있다.

차명준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