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Money & Money] 진화하는 사모펀드, 사모특별자산펀드 뜬다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3 18:23

수정 2017.08.13 18:23

슈퍼리치, 고수익 재테크로 각광
사모펀드 年수익률 10%~100% 올 6월말 기준 시장 200兆 육박
예술품.인프라 등 특별자산에 50%이상 투자 펀드시장 급성장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제도 도입.. 전문투자자 다양, 상품 출시 경쟁
당국 규제 미적용…투자 신중해야
#. 우리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인 강남 투체어스는 최근 국내 증권사들과 함께 고가 미술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금융감독원에서 금융상품으로 인정한 국내 첫 아트펀드다. 최소가입금액은 5억원, PB센터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판매했으며 총 350억원 규모가 하루 만에 모두 판매됐다. 펀드 만기는 3년,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Money & Money] 진화하는 사모펀드, 사모특별자산펀드 뜬다


사모펀드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술품은 물론, 유전, 선박과 항공기 등의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도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말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제도가 도입되고 새로운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어 사모펀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는 공모펀드와는 달리, 사모펀드는 검증되지 않은 개별 운용사의 기준을 따라야 하는 만큼 투자 결정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로운 자산 '봇물'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사모펀드 총잔액은 198조55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이후 8조원이 불어난 규모다. 사모펀드 잔액은 지난 2015년 160조원에서 지난해 말 190조원으로 3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 2013년(120조원 규모)과 비교하면 4년 반 만에 80조원 가까운 자금이 모여든 셈이다.

특히 주식과 부동산 자산이 아닌 예술품과 인프라 등 특별자산에 50% 이상 투자하는 펀드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사모특별자산펀드 잔액은 36조480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2013년(18조원 규모)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사모펀드는 말 그대로 사적인 모집이 이뤄진다. 개인과 법인을 포함, 최대 49명의 투자자로 제한되고 최소가입금액은 1억원 이상으로 설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PB센터가 고액자산가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소개해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모펀드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투자 속도와 '수익률'이다.

금감원의 복잡한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펀드 모집과 투자까지의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진다.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해 투자 타이밍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는 얘기다. 자유롭게 투자하는 만큼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은행권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모펀드가 매년 10% 이상 수익률을 목표로 하며, 많게는 100% 이상을 기록하는 상품들도 있다.

투자자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미술품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판매한 이후 서울 옥션과 함께 투자자를 위한 미술품 설명회를 열었다. 고객들은 투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판매사는 잠재 고객을 키울 수 있는 윈윈 효과를 냈다. VIP고객을 담당하는 시중은행 한 PB는 "사모펀드는 아무나 투자할 수 없고 49명에게만 주어지는 특권 같은 심리를 공략한다"며 "자산은 있는데 마땅한 투자처를 고민하는 고액자산가들의 니즈에 맞기 때문에 점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는 만큼 번다"

다만 사모펀드 투자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공모펀드와는 달리 금감원의 통제를 벗어나 있는 만큼, 투자 불이익도 오롯이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상품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사모펀드 투자는 공모펀드 투자보다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판매사의 설명만 믿을 것이 아니라 상품 약관은 물론 상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상세히 검토하고 실질적으로 잘 운용이 되고 있는지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가 허용된 이후 개별 자산운용사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옥석 가리기도 필수조건이 됐다.

시중은행 한 PB는 "최근 개별 헤지펀드사들이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사모펀드 시장 자체가 커지고 투자처도 다양해지는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운용사들도 많기 때문에 해당 운용사의 트랙레코드(투자실적)를 먼저 확인하고 선택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금성과 유동성도 꼭 확인해야 할 요소다. KB국민은행 VIP 담당 PB는 "사모펀드는 중도 환매가 되지 않는 폐쇄형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금성 리스크가 높다"며 "대형 증권사나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들도 사후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상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모펀드 투자는 개인이 판단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박 센터장은 "사모펀드 투자액이 1억원 이상이고, 대체로 최저 가입금액이 3억원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분산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위험이 있다.
믿을 만한 PB나 금융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서 내용을 파악하고 적당한 투자처인지를 먼저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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