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감동 이야기

[특별기고] 직접 본 개농장·도축장은 충격 그 자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4 17:07

수정 2017.08.14 17:07

개 도축·유통과정 위생 실태
화장실보다 못한 사육장서 항생제 먹여
지난 2009년 8월 KBS 소비자고발 프로그램과 공동으로 개농장 사육실태와 도축 과정을 함께 취재했다. 인천의 한 개농장이었는 데 농장주는 이곳에 지자체의 위탁 유기동물보호소까지 운영했다. 농장 주변에는 항생제 빈병이 나뒹굴고 악취가 진동했다. 우리나라에서 개고기 취식의 가장 큰 이유는 '보신'에 대한 맹신이다.

그런데 개고기가 정말 보신이 될까. 개고기가 더운날 기운을 북돋아 준다고 하여 여름 중에도 가장 덥다는 삼복절기에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베트남과 중국에서는 추운 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겨울에 주로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개고기에 대한 견해는 과학적 근거가 없이 나라마다 상반된다. 아울러 개는 다른 동물보다 더 왕성한 활동력을 갖고 있어 집단사육 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자주 싸워 상해를 입거나 각종 질병이 많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농장주들은 항생제를 남용한다. 국내 대다수 사육장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심한 경우에는 배설물을 치우지 않아 재래식 화장실을 방불케한다.

이러한 사육장 안에서는 질병이 쉽게 발병한다. 홍역에서부터 최근 유행하는 개 인플루엔자까지 매우 다양하다. 피부병, 기생충, 파보바이러스, 심장사상충, 콜레라, 선모충증 등도 발생하며 이 가운데는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들도 상당수다. 모란시장에서 수십년간 개를 도축해 판매해온 한 상인은 모란장 철장 안의 개들을 도축하지 않고 그대로 두더라도 5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다. 이유는 개 인플루엔자 등 전염병 때문이다.

이처럼 대다수의 농장에서 개들은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채 무차별적인 백신과 항생제에 의해 사육되는데 개고기를 먹을 경우 항생제에 대한 저항이 생겨 다른 병에 걸려도 약효가 떨어져 치료가 잘 안된다.
항생제 저항력이 있는 박테리아가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전파될 때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동물보호활동을 하며 지난 15년간 찾은 개농장과 도축장은 하나같이 소 사육 환경의 10배 이상 불결한 곳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재래식 화장실 안에서 몸을 담근 채 사육된다는 말로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소연 동물보호단체 '케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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