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해운선사, 몸집 키워 시장 장악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7:33

수정 2017.08.16 17:33

불황서 생존한 기업들 초대형 선박 신규 매입 M&A로 가격결정력 행사
글로벌 해운선사, 몸집 키워 시장 장악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1년전 불황에서 살아남은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선박 대형화와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면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선복량(적재 능력)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았던 해운선사들은 1년이 지난 현재 대규모 M&A와 초대형 선박 매입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수요 증가를 즐기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분석이다.

아시아 최대 해운사인 중국 코스코는 지난달 홍콩 오리엔트오버시즈인터내셔널(OOIL)의 정기선 자회사인 OOCL을 63억달러(약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OOCL는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긴 세계 최대 규모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A.P 몰러-머스크그룹은 지난 4월 세계 8위인 독일의 함부르크쥐드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머스크그룹 역시 애플 아이패드 1억8000만대를 실어나를 수 있을 정도의 선박을 포함, 대형 선박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거대 해운사들은 제조업체 및 소매업체들에게 이전보다 훨씬 더 큰 가격결정력을 행사하고 있다. 데이터제공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5대 해운사(머스크, MSC, 코스코-OOCL, CMA CGM, 하팍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운임은 상승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주요 노선에 대한 운임요율을 추적하는 지수는 1년전에 비해 22% 올랐다.

신영증권의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 이후 선박 운송사업에서 품질에 대한 경쟁이 더 뚜렷해졌다"며 "이것이 대형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최상위 해운사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1만80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운송할 수 있는 선박은 전세계적으로 58개로 추정되며 2년안에 두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나는 신규 선박의 절반 가량은 상위 해운사들이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소재 리서치사인 크루셜퍼스펙티브의 코린 펑 최고경영자(CEO)는 "선박 운송사업은 마르지 않는 자금을 가진 거물들만을 위한 게임"이라며 "이처럼 시장이 (일부 해운사에) 집중되면서 이들에게 더 큰 가격결정력과 협상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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