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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중기 희망 리포트] 의료 진단기기 전문업체 '나노엔텍' 현장진단 의료기기 명품화 성공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8:21

수정 2017.08.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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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종 진단키트 '프렌드'로 국내 첫 美 FDA 허가받아
기업문화 등 올해 체질 변화.. 中에 시스템 생산기술 이전 내년부터 매출 증가 본격화
정찬일 나노엔텍 대표가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소재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찬일 나노엔텍 대표가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소재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의료 진단기기 전문업체 나노엔텍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모든 것을 깨 부셔 버리고 혁신만이 살 길이라는 신임 대표의 철학이 회사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동 구로디지털단지 소재 나노엔텍 본사에서 만난 정찬일 대표는 "겁내면 안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줘야 한다.
그래야만 자율성과 함께 책임감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단기기 판매가격 인상…상반기 실적 턴어라운드

나노엔텍이 설립된 것이 2000년 6월, 정 대표가 이 회사에 들어온 것은 2001년 3월이니 거의 창립 멤버다. 그는 올해 초부터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수행하다 지난 3월24일 공식적으로 대표 이사를 맡았다.

정 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나노엔텍이 개발.생산하는 거의 모든 의료기기와 실험기기들이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정 대표는 "제품 하나를 개발하려면 수도 없이 실패를 한다. 하지만 그런 실험들은 실패가 아니다. 실패를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더 나은 제품들을 만들게 된다"면서 "회사 역시 그 동안 수많은 실험들을 해 왔고 나 역시 대표로서 많은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외형 확장보다 수익 중심으로 회사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는 그의 실험은 일단 성공적이다.

정 대표의 철학은 확실하다. 한마디로 수익 위주 경영이다. 돈이 되는 것만 비싸게 판다는 전략이다. 실제 현장진단 의료기기(POCT.Point-of Care Testing) 명품화를 목표로 사업성이 좋은 핵심아이템의 역량을 강화해 품질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주효했다.

정 대표는 "세계적으로 의료비 절감을 위해 조기진단과 예후 관리 등 질병의 사전 예방을 강화하고 있다"며 "나노엔텍의 제품은 이같은 흐름에 최적화돼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노엔텍은 2014년 미국에 첫 출시했던 현장진단기기 '프렌드'의 전략 5종 진단키트도 완성했다. 국내 현장진단 업체 중 5개 진단키트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것은 나노엔텍이 유일하다.

실적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나노엔텍은 올해 2.4분기에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4억7000만원의 영업이익과 7억1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4분기에 이어 연속 영업이익 흑자이며 당기순이익은 상반기 누적 흑자 전환이다. 지난해 86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회복세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도 2.4분기 영업이익 2억7000만원과 당기순이익 3억4000만원을 내며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록을 세웠다.

■공장 풀가동…케파 부족 사태까지

나노엔텍은 최근 2년 넘게 어려움이 많았다. 경영악화로 인해 작년말 141여명이던 직원은 6월말 기준 95명으로 줄였다. 하지만 인력 구조조정과 기업문화를 새롭게 하면서 작년말부터 완전히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먼저 회사는 젊어졌다. 가장 나이가 많은 정 대표가 49세이고, 공장장 등 주요 임원들도 40대로 꾸려졌다. 직원들도 변화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체질 변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기술 이전 계약으로 물꼬를 튼 중국 진출과 미국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실제 미국과 함께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중국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노엔텍은 지난 6월 중국의 체외진단기 제조회사인 뉴센과 200만달러(약 22억원)의 프렌드 시스템 생산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나노엔텍은 진단키트의 상판과 하판을 제작해 반제품 상태로 뉴센에 공급한다. 뉴센이 이전받은 기술을 통해 상하판을 붙여 최종 완제품으로 만들어 중국에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 인허가와 영업 모두를 뉴센에서 담당하게 된다. 뉴센의 모회사인 천진중신제약그룹은 연매출 1조원 규모의 대형 제약사다.


생산 공장도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다. 키트 생산 라인은 주중 2교대로 돌아가고 있으며 주말에도 공장을 돌리고 있다.


나노엔텍 황정구 공장장은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면서 "핵심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많아 수익성 개선폭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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