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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량 SK케미칼 화학연구소장 "전기차 부품·소재 등 ‘퍼스트 무버’로 시장 선도"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7 17:19

수정 2017.08.17 22:34

바이오 코폴리에스터 소재 상업화.. PCT도 세계 2번째로 상용화 성공
[인터뷰] 김종량 SK케미칼 화학연구소장
SK케미칼이 고기능 신소재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며 자동차 부품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코폴리에스터 복합소재와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CT 복합소재 등을 상업화하며 세계적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다. SK케미칼의 신소재사업을 이끄는 인물 중 한 사람이 김종량 화학연구소장(54·사진)이다.

김 소장은 17일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화학업체보다 우위의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동안 팔로어(Follower) 위치에서 선도업체를 빨리 따라가는 노력을 했지만 이젠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K케미칼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2년간 공동개발한 바이오 코폴리에스터 복합소재를 올해부터 5개 차종 양산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이 복합소재는 화학성분이 쉽게 침투하지 못해 부식이나 파손 우려가 적다.
100도 안팎의 높은 열도 견딜 수 있다. 방향제나 선크림 등의 화학성분과 한여름 실내온도가 70도 이상 치솟으면서 차량 내장재가 파손되는 것을 막아준다. 내화학성이 우수한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SK케미칼은 국내외 화장품업체들과도 손잡았다.

김 소장은 "화학성분 제품을 사용한 뒤 차량 부품을 만지면 해당 플라스틱 부품이 화학성분에 의해 부식되고 파손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내화학성이 뛰어난 차량용 내장재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외 유수 화장품업체들과 협업해 운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화학약품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복합소재에 적용된 바이오 코폴리에스터는 SK케미칼이 지난 2009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나오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바이오 코폴리에스터 복합소재는 지난 2015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국가신기술 인증을 획득했고, 올해도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차량 핸들의 베젤, 창문 여닫이 스위치패널 등 차량 내장재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센터페시아, 오디오패널 등까지 차량 내장재 범위를 확대하고 에어컨, 청소기 등 가전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개발할 계획이다. 내구성은 자동차용 소재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장기보증이 필요한 자동차의 특성상 자동차 제조사들은 부품의 기본특성 외에도 부품의 내구성 또한 중요한 선택요소로 보고 있다"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하며 외국사의 오랜 독점구조를 깬 PCT도 SK케미칼이 개발한 대표적인 소재 제품이다. 차량 전자기기의 회로를 연결해주는 부품인 커넥터 소재로 적용됐다. 260도의 고온에도 견디고, 절기절연성이 높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소장은 "신규 소재인 PCT복합소재를 차량용 커넥터 용도로 최적화하기 위해 소재 조성을 바꾸는 것은 물론 사출공정 조건 변경 등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를 통해 기존 소재보다 우수한 품질과 생산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차량용 PCT 커넥터를 개발할 당시 SK케미칼 연구원들은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1·2차 벤더들을 찾아가 기존 소재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커넥터의 경우 조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으로 인해 제품이 변형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의 PCT는 현재 차량용 커넥터 외에도 LED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인 LED반사판의 주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화학업체들에 중요한 시장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자동차 부품뿐만 아니라 조선, 풍력, 건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소재가 사용될 수 있도록 용도를 개발하고 있다. 이에 최근 김 소장의 머릿속은 친환경·고기능 소재 제품 개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2000년 들어 사업포트폴리오를 정비하면서 친환경·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친환경·고기능성 소재 시장을 선도할 만한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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