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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유통규모는 오리무중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7 17:41

수정 2017.08.17 17:41

부적합 판정 32곳으로 늘어.. 정부, 얼마나 풀렸는지는 몰라
정부가 '살충제 계란'의 대략적인 생산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충제 계란 생산량은 유통과정 조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정보임에도 정작 정부는 이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살충제 계란에 대한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미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살충제 계란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살충제 계란의 수를 대충이나마 파악하려면 농장주가 언제 처음 살충제를 썼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시점부터 농식품부 적발시점까지 기간과 일평균 계란생산량을 감안하면 살충제 계란이 얼마나 생산됐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추가적인 살충제 계란의 유통을 막기 위해선 '농장주 증언' 확보가 급선무다.
그러나 현재 살충제 계란이 생산된 것으로 확인된 농장에서 언제 처음 살충제를 썼는지 알고 있는 농식품부 관계자는 없다.

때문에 식약처의 유통단계 계란 수거.검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식약처 관계자는 "농장에서 언제 처음 살충제를 뿌렸는지 모르지만, 계란 생산 농가로부터 1차로 계란을 수집하는 수집상을 통해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날 식약처는 "전국 유통업체 등에서 판매 중인 계란 162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전날 발표한 나주와 천안의 비펜트린 2건 외에 추가적인 부적합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농식품부는 검사대상 1239개 농가 중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했고, 이 중 32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에선 식용가축에 쓰면 안되는 피프로닐(6개).플루페녹수론(2개).에톡사졸(1개)이 나왔고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비펜트린 사용 농가도 22곳이나 됐다.

한편, 이날부터 오전 10시와 오후 4시 두 차례 살충제 계란 안전관리대책 추진상황을 브리핑하겠다고 밝힌 농식품부는 이날 부적합 농가가 29곳이라고 발표한 후 기자들이 확인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32곳으로 정정하는 등 수차례 엉터리 자료를 발표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김영록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87%가량이 시중에 유통 가능하고 18일부터 적합 판정된 모든 물량이 유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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