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00일 기자회견]

文대통령 "北, ICBM에 핵탄두 탑재가 레드라인" 첫 규정

키워드 ‘안보.외교와 개헌’
"한반도 전쟁 없다" 재강조.. 북핵문제 도움되면 특사파견
위안부 한.일 합의 안된 문제.. 강제징용문제도 개인의 권리
적폐청산 임기내 지속 추진.. 내년 지방선거때 개헌 약속

216명의 기자들과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자 기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이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 도발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레드라인을 처음 언급했으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차원에 불과했으며 이후 레드라인의 명확한 기준에 대해선 정부의 누구도 즉답을 피해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북한이 점점 그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다가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면서 '한반도 전쟁 불가' 원칙도 재확인했다.

■"전쟁 없다…한.미 입장 같아"

문 대통령은 "지금 이 단계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을 막아야 한다고 국제사회가 함께 인식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사상 유례없이 강도 높은 경제적 제재조치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것"이라며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더욱 강도 높은 제재조치에 직면할 것이고, 결국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위험한 도박을 하지 말라"고 북한에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에서 온 국민이 합심해 이만큼 나라를 일으켜 세웠는데 전쟁으로 그 모든 것을 다시 잃을 수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특히 '두 번 다시'라는 단어를 힘줘 반복했고 "전쟁은 기필코 막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누구도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 어떤 옵션을 사용하든 그 모든 옵션에 대해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하고 동의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것이 한.미 간 굳은 합의"라며 "설령 미국이 한반도 바깥에서 뭔가 군사적인 행동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남북관계에 긴장을 높여줄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전쟁은 없다는 말을 안심하고 믿길 바란다"고 문 대통령은 거듭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해법에 대해 한.미의 목소리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북한 도발에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을 가해도 결국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국제적 합의"라며 "미국과 한국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언급에 대해서도 "단호한 결의를 보임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반드시 군사적 행동을 실행할 의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간 충분한 소통과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선 "미국과 당당하게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의 조사결과에 의하더라도 한·미 FTA는 양국 모두에 호혜적인 결과를 낳았다"면서 "미국과 국익의 균형을 지켜내는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여건 갖춰지면 대북 특사 파견 의향도

문 대통령은 이날도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대북특사 파견 의향에 대해서도 "대화의 여건이 갖춰진다면, 갖춰진 여건 속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멈춰야만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며 당분간 대화보다는 제재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남북대화에 대해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는 재개돼야 하나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둘 수는 없다"며 "지난 10년간의 단절을 극복하고 다시 대화를 열어나가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한.일 회담으로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외교부가 자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합의 경위 등 작업을 하고 있으니 끝나는 대로 외교부가 그에 대한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