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대출 막힌 다주택자, 집단 계약 해지 움직임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7 17:51

수정 2017.08.17 22:04

용산 해링턴스퀘어 비대위 건설사에 대출문제 해결 요구
무이자 중도금 60% 안되면 2차 계약금 납부 안하기로
분양계약 해지 속출 우려.. 대규모 미분양 사태 발생땐 건설업계 줄도산 우려도
효성이 지난 6월 말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는 견본주택 문을 연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주말 사흘 동안 2만8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당시 견본주택에 들어가려고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방문객들.
효성이 지난 6월 말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는 견본주택 문을 연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주말 사흘 동안 2만80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당시 견본주택에 들어가려고 길게 줄을 서 기다리는 방문객들.

8·2 부동산대책으로 중도금 대출이 막힌 다주택자들이 집단 움직임을 보일 조짐이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되면 제2의 분양계약 해지사태가 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분양한 서울 용산구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계약자들이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건설사가 대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18일과 24일로 예정된 2차 계약금 납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중도금 대출 막힌 다주택자, 집단 움직임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는 분양 당시 60%인 중도금에 무이자 대출을 적용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8·2대책으로 중도금 대출 규제가 소급 적용돼 분양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갑작스레 새 대출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강화되는데 대책 발표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 아파트의 당첨자나 계약자까지도 다주택자나 기존에 보유한 1주택을 처분하지 않는 경우 중도금 대출에 LTV 40% 규제를 곧바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에 계약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용산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는 고가주택이기 때문에 계약자 대부분이 다주택자에 해당하며 추가 대출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계약자들은 최근 비대위를 열고 18일 및 24일 2차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기로 했다. 비대위에 참석하지 않은 계약자들도 위임장을 작성해 2차 계약금 미납부에 동참한다. 비대위는 이번주 조합, 시공사, 시행사와 만나 60% 무이자 중도금을 요구하고 관철되지 않을 경우 2차 계약금 납부를 중단할 계획이다.

■건설사, 위기감 고조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분양계약 해지는 건설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대규모 분양계약 해지가 일어나면 과거 금융위기 당시의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어서다. 2008년 금융위기로 집값이 폭락하고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분양 계약자들이 잔금을 치르지 않는 미입주 사태가 일어났다. 당시 중도금·잔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건설업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돼 줄도산으로 이어졌다.

실제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에 따르면 올해 구조조정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유독 건설업에서만 구조조정 대상이 늘었다.
이에 8·2 부동산대책 여파까지 미치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오면 수요가 줄어들어 분양 흥행에 실패해 자칫 미분양 사태까지 갈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수도권 입주물량도 급증하기 때문에 미분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입주가 안 되고 계약해지도 발생한 바 있다"면서 "아직 대책 초기라서 분양계약 해지 관련으로 애로사항이 있지는 않지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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