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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부담스러웠나… SK해운 CP·사모채 발행 늘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7 18:02

수정 2017.08.17 18:02

회사분할 후 CP 1995억, 지난달 사모채 360억.. 이번달 150억 또 찍어
SK해운이 기업어음(CP)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 등 자금조달 방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공모채 시장에서 모습을 감춘 SK해운이 공모채를 대신하는 수단으로 운영자금 마련에 나선 것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이달 들어 435억원 상당의 CP를 발행했다. 올해 SK해운이 4월 1일 회사 분할 후 약 4개월 동안 운영자금 마련 및 차환목적으로 발행한 CP는 1995억원에 달한다.

지난 11일에는 특수목적법인(SPC) '블루씨오션제삼차유한회사'를 세워 ABCP 4000만달러(한화 456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SPC가 ABCP를 발행한 자금으로 SK해운이 찍은 4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이 ABCP를 매입해주기로 약정하는 방식으로 신용도를 지원했다.

이 밖에 SK해운은 지난달 360억원 사모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달 150억원을 또 찍었다. 1년물로 발행하던 사모채를 지난 달부터는 2년물로 발행하면서 조달의 안정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모채는 공모채보다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은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CP는 회사채보다 만기가 짧아 조달 안정성이 떨어져 발행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불리한 자금융통 수단으로 여겨진다.

시장 전문가들은 SK해운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물량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CP와 사모채를 통한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미매각 물량이 생기면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호경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SK해운은 중단기적으로 선박투자 차입금이 확대되면서 과중한 차입금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A-) 전망을 한 단계 떨어질 가능성이 큰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나아지지 않은 해운업황도 부담 요인이다.

다만 SK해운이 회사 분할 후 신주발행 등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3월 말 2500%를 웃돌던 부채비율(별도기준)을 6월 말 931%까지 낮춘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SK해운은 당분간 공모채 시장 접근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분할 이후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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