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7월 가계대출 9조5천억 늘었지만 하반기는 증가세 꺾일 듯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8 18:14

수정 2017.08.18 18:14

주택거래 늘며 주담대 급증..6.19 대책 효과 약한데다 8.2 대책 앞두고 수요 몰려
증가액 6월보다 2조 많아..하반기 주택시장 거래 줄면 주담대 증가세도 둔화 전망
7월 가계대출 9조5천억 늘었지만 하반기는 증가세 꺾일 듯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 2주 연속 하락 8.2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0.25%(부동산114 기준) 하락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0.16% 떨어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의 상가 시세표. 연합뉴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 2주 연속 하락 8.2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0.25%(부동산114 기준) 하락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0.16% 떨어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의 상가 시세표. 연합뉴스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7월 중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2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19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8월에 강력한 후속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주택 거래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에서 '거래절벽' 현상까지 나타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잔금 처리까지 1~2개월간 대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이르면 9~10월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거래 늘면서 주담대 급증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7월 중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9조9000억원)보다는 4000억원 줄었으나 전달보다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던 1월(3조1000억원), 2월(6조8000억원), 3월(5조5000억원), 4월(7조3000억원) 증가액보다 큰 수치다. 올 들어 7월까지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부채 증가액이 4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7월 중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7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6000억원 늘었으며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4000억원 증가했다. 1~7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조7000억원 늘었다. 올 들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7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상호금융(농.수.신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과 보험,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2조8000억원으로 전달(1조5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7월 가계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6.19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오래가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거래 증가세 확대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량은 지난 6월 9만8000건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7월에 1만5000건으로 전달보다 1000건이 늘었다.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도 7월 첫째주 0.11%에서 넷째주 0.24%, 다섯째주에 0.33%로 오름세가 이어졌다.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청약조정지역 40곳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했지만 주택 투기수요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오히려 가계대출이 대책 시행 전보다 확대되는 역효과만 야기했다.

은행권의 7월 주담대 대출은 4조8000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가계대출도 6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1월(6조1000억원)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7월 말 기준 554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시장 규제 강화 우려에 따른 자금 확보 수요, 주택시장 활성화 등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인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로 전월 대비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금융위·금감원 합동으로 금융회사의 자체적 관리계획 이행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현장점검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가계대출 꺾일 전망

하지만 강력한 8.2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하반기에 가계대출이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후(2~8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7건으로 직전 1주일간(7월 26일~8월 1일) 거래량인 1554건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전용면적 85㎡ 이하인 중소형 아파트 거래량은 8.2 대책 발표 전 840건에서 발표 후 86건으로 89.8% 급감했으며 전용 86~135㎡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도 253건에서 29건으로 88.5%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 시장이 안정되면서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담대 증가세 둔화가 지표로 나타나는 것은 대책 시행 1~2개월 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6~7월 주택 거래량이 급증했기 때문인데 8.2 대책 후 거래가 줄었지만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려면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7월 말에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잔금 처리까지 1~2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에 따라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있는 서민.실수요자의 부담 완화를 위해 자영업자, 취약차주 등에 대한 관리·지원 방안 등이 포함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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