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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현대車 특근도 사라질 것" 경고 새겨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0 17:08

수정 2017.08.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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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고임 시대 지났다"
노조 편드는 정치도 문제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이 "고임금을 요구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노조에 호소했다. 임단협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 주말 현대차 노조가 21일 다섯번째 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의 호소는 절절하다. 그는 "올해 해외판매가 급감해 특근을 안해도 되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대차의 너무 높은 노무비 수준은 이미 한계치에 왔다.
생존을 위해 노사가 생산성, 품질 향상 등 기본으로 돌아가자"며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당부했다.

파업이 아니어도 현대차의 경영위기는 심각하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국내공장 가동률은 북미 등 글로벌 생산거점 7곳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8%, 올 2.4분기에는 23%나 급감할 정도로 추락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근로시간 단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정 협상 등 어느 하나 걱정되지 않는 게 없다.

2011년 일본에서는 "현대차의 성공 비결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당시 일본 자동차학계 권위자 고바야시 히데오 와세다대 교수는 '현대차가 도요타를 이기는 날'이라는 책을 냈다. 불과 6년 만에 상황은 바뀌었다. 일본 도요타는 세계 1위에 다시 오를 기대에 차 있고, 현대차 노조는 6년 연속 파업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현대차는 스스로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는 지난달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정부는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하나둘 늘려가고 있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노동자들의 이익과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노조의 임금협상력을 높여주는 임금분포공시제 도입을 공언한 바 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자동차산업이 처한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가다. 문제는 위기를 헤쳐나갈 카드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노조는 감당하기 어려운 쓰나미가 몰려오는데도 눈앞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차 위기는 2020년까지 계속된다. 혁신하지 않으면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는 일본 언론의 경고를 곱씹어봐야 한다.
이제 파업만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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