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농식품부 발표, 이제 누가 믿을까

앞으로 우리 국민 중에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을 이가 얼마나 될까. 허둥지둥 엉터리 자료를 발표해 무고한 농가에 피해를 입힌 일에 대해선 사실 농식품부도 변명거리가 있다. 본래 50일가량 소요되는 조사를 사흘 만에 해야 했고, 이원화된 먹거리 행정체제 탓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 등등이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숨기고 이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현재 농식품부가 이렇게 알고 있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알려진 것만 벌써 두 건이다.

농식품부가 은폐하려고 했던 사실은 무척 충격적이다. 이미 40년 전 국내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농약인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이 경북 지역 친환경 농장 2곳의 계란에서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이미 18일 친환경 농가 인증 기준미달 68곳을 발표하면서 이들 농가를 포함시켰지만 이들이 DDT를 썼다는 사실은 숨겼다.

다른 하나는 이미 지난 4~5월 진행한 친환경 계란 검사에서 살충제 성분을 검출한 바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농식품부는 이를 폐기하도록 조처했을 뿐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물론 행정처분 내용은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운영하는 친환경 인증관리 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농가의 친환경 인증번호 등을 알아야 검색이 가능하고, 살충제 검출을 비롯해 처분을 내린 이유 등도 표시돼 있지 않다. "당시에는 일상적 행정처분이어서 따로 발표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젠 농식품부가 알고 있으면서 밝히지 않은 사실이 더 있을 것 같아 두려울 정도다.

명백히 국민을 기만한 행위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건 항명이기도 하다. 지난 정권을 두고 '이게 나라냐'고 물었던 국민들이, 이를 두고 '이게 정부 부처냐'고 따져 물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엄벌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만약 문 대통령이 이를 그대로 묵과하고 넘긴다면,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약속했던 '나라다운 나라'는 그야말로 '공언(空言)'이 되고 만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그 무엇보다 정부 부처가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농식품부 공무원들이 하루빨리 인정했으면 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