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가족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용견 농장이 있는 나라, 그곳이 어디인줄 아십니까?

정답은 바로'한국'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사육농장 전국 1만7천여곳.. 해외 동물보호단체까지 나서 2014년부터 1000마리 구조
아시아도 식용 금지 추세.. 대만은 올해 4월 법제화
中, 개고기 팔면 최고 징역형반려동물 선진국 되려면 한국도 단계적 금지 나서야

#. 한국에 6년째 살고 있는 재미동포 데이빗씨(35)는 한국의 개식용 문화에 대해 불편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수천년의 역사를 가졌고 단군의 위대한 홍익인간 정신과 문화를 갖고 있는 데 이런 세계적인 위대한 문화가 개식용 문제로 가려지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오래 전 전쟁으로 먹거리가 궁핍해졌을 때 단백질 공급원으로 개고기를 먹었다고 해도 지금은 시대가 바뀐 만큼 개식용문화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이 이달 초 말복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식용 반대시위를 하고 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관계자가 최근 충남 예산에 있는 한 식용견 농장을 방문해 구조할 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HSI 제공


동물반려인이 급속도로 늘면서 개식용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개식용 근절을 바라는 시대적 요구는 커지는 데 사회적 공감대 등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소모적인 논쟁만 지속되는 형국이다.

중국,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도 개식용 문화가 남아 있지만 식용견 사육농장을 통해 개고기가 생산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나라에는 도살을 위해 길러지는 식용견 사육농장이 전국 1만7076곳에 달하고 매년 200만마리가 식용으로 도살된다. 국내 동물보호단체들이 개식용을 반대하는 각종 시위와 퍼포먼스를 통해 인식개선 등에 나서는 가운데 이들 행사에 해외 동물보호단체는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한국'식용견 농장'세계 유일

개식용 여부를 두고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 지을 순 없다. 하지만 개가 평생을 함께하는 반려동물로 자리잡은 만큼 개식용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발목 잡는 구시대의 적폐라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소위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독일, 영국, 미국 등에서는 개식용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학대에 대한 처벌도 매우 강하다.

최근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충남 예산의 한 개농장에서 갓 태어난 강아지를 포함해 149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지난달 18일에 시작된 구조작업을 통해 9마리의 개가 미국으로 보내졌다.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미국의 보호소로 옮겨진 뒤 새로운 가정에 입양된다. 15마리의 갓 태어난 강아지들은 당분간 국내에서 보호를 받은 뒤 미국으로 넘어간다. HSI는 지난 2014년부터 총 9차례에 걸쳐 국내 식용견 농장 폐쇄를 이끌어냈고 이를 통해 1000여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이처럼 해외 동물보호단체에서도 우리나라 개식용 문화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론적으로 개를 먹지 말자는 구호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농장주들의 전업도 지원한다. 김나라 HSI 캠페인 매니저는 "HSI의 농장 폐쇄 및 전업 활동은 식용견 농장에서 참혹한 삶을 살던 개를 구조할 뿐 아니라 농장을 운영하던 농장주들의 성공적인 전업을 돕는 활동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에서도 개식용산업의 점진적인 폐쇄를 위해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이번 농장 폐쇄를 통해 149마리의 개를 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지만 아직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개들이 인간의 소비를 위해 끔찍한 환경에서 비참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새로 출범한 정부가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켜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선진사례에서 배워야

그렇다면 개식용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가까운 예로 대만을 들 수 있다. 한국, 중국, 베트남과 함께 대표적인 개식용 국가로 분류되던 대만은 사실상 개식용을 금지했다.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반려동물 문화가 20년 정도 앞서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개식용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998년 동물보호법을 제정하고 2001년 경제적 목적의 반려동물 도살을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개.고양이 식용 금지'를 법제화했다.

중국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남부 광시성 위린시에서는 개고기 축제를 앞두고 개고기를 팔다 걸리면 최고 10만위안(약 1600만원)의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해진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개식용 문제를 흑과 백으로 나눌 순 없지만 시대가 변하는 만큼 우리의 인식이나 전통도 그에 맞게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는 "경제가 성장하고 문화가 변하는 만큼 글로벌 수준에 맞게 동물권 관련 법과 제도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면서 "산업이 존재하기에 당장 전면 금지가 어렵다면 단계적으로라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동열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는 "새 정부가 결단력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 개식용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반려동물 선진국으로 한 걸음 다가가야 한다"면서 "세계적인 행사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개식용 문제로 대회 참가를 보이콧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