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지프’ 탐내는 中 창청, 美 정치 난관 돌파할까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2 18:02

수정 2017.08.22 18:02

FCA와 인수 타진중이지만.. 트럼프, 미국내 생산 강조
전문가들 자금력 의문 제기
중국 자동차업체가 스웨덴차 볼보에 이어 미국차 지프까지 인수할 수 있을까. 중국의 창청자동차(그레이트월)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프' 브랜드의 인수 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외신들은 자금 규모 및 정치적인 이유로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을 내놔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창청차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이 소유하고 있는 지프 인수를 타진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지난 2010년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한 것에 이어 중국차업체의 두번째 대형 해외차 인수다.

FCA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브랜드인 지프 뿐만 아니라 램, 알파로메오, 마세라티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개발 부담을 덜기 위해 인수자를 수년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외신들은 창청차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지프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중 무역과 관련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트럼프 행정부라는 정치적 걸림돌이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의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창청차가 인수에 나설 만큼의 자금력이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고 있다. 창청차의 시가총액은 181억달러(약 20조5400억원)인 반면, 지프는 이를 더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담 조나스 모간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지프 브랜드의 가치는 피아트크라이슬러 전체보다 더 높다"며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시가총액은 190억 달러(약 21조5500억원) 가량 된다"고 평가했다.

판매량에서도 지프가 31만여대 더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지프 브랜드는 140만대를 판매했으며, 오는 2020년까지 200만대를 파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판매량 7위를 기록한 창청차는 중국에서 107만대를, 해외에서 1만7400대 판매했다.

세르지오 마치오네 FCA CEO가 FCA 전체 라인업에서 지프만을 떼어내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프 차량들은 이미 부품을 피아트나 크라이슬러와 함께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는 같은 공장에서도 생산하기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체 FCA 판매량에서 지프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도 가장 크다.

앞서 창청차는 지난 2013년 SUV 브랜드인 '하발(Haval)'을 론칭했다.
오토모티브 포어사이트의 예일 장 애널리스트는 "창청차는 하발이 또다른 지프가 되길 바라고 있으며, 또 세계 1위의 SUV 제조사가 되려고 꿈꾸고 있는데, 지프 인수를 통해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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