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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서관형 카페 ‘커피랑도서관’ 장덕성 대표 "카페서 공부하는 나만의 아지트 제공"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2 19:22

수정 2017.08.23 15:28

사우나 같은 다양함 
자유로운 열람실 공간부터 음악 들으면서 독서하는 등 6가지 특화된 공간들 제공
착한 사업주로 주목.. 가맹점주에 부담 줄여주려 책상.의자 등 ‘유통 자율화’
내년 ‘쉼’ 집중한 센터 개소
장덕성 커피랑도서관 대표
장덕성 커피랑도서관 대표

"공부나 모임, 사업을 하는 이들이 한 공간에서만 머무를 수 없다. 자신의 집중도나 일의 상황에 맞는 공간이 필요하다."

도서관형 카페 '커피랑도서관' 장덕성 대표(사진)를 창업의 길로 인도한 생각이다. 커피랑도서관은 자유로운 열람실인 '개방형' 공간부터, 벽에 걸린 미술 작품과 잔잔한 음악을 감상하며 독서도 할 수 있는 '갤러리형' 공간 등 6가지 특화된 공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뭘 좋아할 지 몰라 다 준비한' 공간이다.

최근 서울 석촌동에 위치한 커피랑도서관 석촌호수점에서 만난 장 대표는 이같이 다양한 공간을 '사우나'와 같은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사우나에 들어가면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냉탕부터 온탕, 열탕을 옮겨다닌다"며 "커피랑도서관도 고객들이 무언가를 할 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제공한다. 여유있게 공부하고 싶을 땐 개방형에서, 조금 폼나게 책을 읽고 싶을 땐 갤러리형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다면 스터디형에서 공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간이 다양한 만큼 지역별 선호 공간도 다르다. 학생들이 많은 대학가는 폐쇄적인 공간이 선호되고 유동인구가 많으면 잠깐 앉았다 일어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 선호된다. 강남 주택가 등에서는 갤러리아형이 선호된다.

장 대표는 올해를 '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현재 43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는 커피랑도서관을 올 연말까지 7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까지는 200개의 가맹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의 매장은 대부분 주택가에 입지해 있지만, 향후 서울 목동과 신천은 물론 노량진 등 랜드마크 등에도 매장이 들어서게 된다.

장 대표는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의 취지가 '많이 벌자'보다는 '비용을 아껴서 가맹점주와 소비자들에게 더 베풀자'였다"며 "그래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렸지만, 2년 넘게 다양한 곳에서 매장을 열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실제 커피랑도서관은 '착한 사업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에는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3개월 가량 가맹을 늘리지 않기도 했다. 이후 다시 가맹을 시작하며 가맹점주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브랜드 이름, 요금제 등 최소한 사항들만 요구하고 모두 자율화시켰다.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유통 자율화다. 책상과 의자 등 필요한 제품을 반드시 본사를 통해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 주문시에도 사이트를 공개하고 최소한의 마진만 남긴다. 마케팅 비용도 로열티 안에 포함된다. "로열티 외의 마진은 최소화해달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당부와 일치하는 경영방침이다.

장 대표는 "김 위원장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3월부터 이런 시스템을 준비해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욕심을 갖게 되면 계속 커질 것 같아 싹을 잘랐다"며 "'선한 영역의 확장'이라는 커피랑도서관의 비전을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커피랑도서관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온 비결에 대해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들과의 소통"이라며 "홈페이지에 의견이나 질문이 올라오면 본사 직원 뿐 아니라 다른 고객들이 2~3개의 댓글을 단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6가지의 특화된 공간도 모두 소통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초창기 대부분의 매장을 주택가에 내면서 고객들에게 '본인만의 아지트'라는 충성심이 생긴 것 같다"며 "비슷한 콘셉트의 군소 프랜차이즈도 생겨나고 있지만, 확실히 차별화된 브랜드력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랑도서관은 내년 1월1일 '커피랑도서관 센터'를 개관한다. 그곳에는 기존의 6가지 공간 뿐 아니라 쉐어하우스, 라이브 카페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장 대표는 "공간 개념을 확장해서 '쉼'과 집중을 순환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 것"이라며 "공부와 사업 등 '무언가를 시작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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