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한명숙 출소에 與 "억울한 옥살이" vs 野 "사법부 존중해야"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3 11:39

수정 2017.08.23 11:39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소감을 밝힌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소감을 밝힌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3일 한명숙 전 총리의 만기출소와 관련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억울한 옥살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야권은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 내시고 가족 품으로 돌아온 걸 위로하고 환영한다"며 "그분의 진실과 양심을 믿기에 매우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앞서 22일에는 광주 동구 충장로의 한 영화관에서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뒤, 한 전 총리에 대해 "진실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도 잘못됐고, 재판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억울한 옥살이에서도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염원한 한 전 총리님 고생 많으셨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에 대한 2번째 재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더불어 잘못된 재판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며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한 전 총리에 대해 '억울한 옥살이'라고 주장하는 여당의 평가에 일제히 반발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총리가 출소했는데 민주당에서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는 발언이 나오고있다"며 "이것은 헌법과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 결정이나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재판에 대해 유죄를 추정하고 압박하는 민주당이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유죄가 확정돼 만기 출소한 분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며 "사법부의 판결과 정당한 집행을 부정하는 발언과 행위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추 대표 발언에 대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며 자기들만 옳다는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이라며 "구악 중의 구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사법부 판결에 대한 존중이야말로 시민사회의 덕목"이라며 “혼란과 무질서를 부추기는 여당 대표의 퇴행적 인식을 비판하고 각성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추 대표 말을 들으면 한 전 총리는 죄가 없는데 권력이나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유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직 총리가 죄가 없는데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된 것이면 그냥 못 넘어간다.
민주당의 말이 사실이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그렇지 않으면 여당 지도부가 3권 분립에 대해 대법원 판결도 부정하는 것을 웃어 넘길 수 없다”며 “정말 재판이 잘못 됐으면 이제 재판이 끝났으니 국정조사의 아무런 제약이 없다.
국정조사를 제안하라 기꺼이 진실을 대할 용기가 있다”고 제안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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