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경제관계장관회의] 한숨 돌린 중소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에 4년간 1000억 지원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4 17:22

수정 2017.08.24 17:22

수주하고도 경영난 허다해.. 매년 250억 30여개社 지원
자본금 5조원 해양진흥공사 내년 정식 출범해 지원 강화
[경제관계장관회의] 한숨 돌린 중소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에 4년간 1000억 지원

정부는 중소 조선사들이 수주를 했는데도 선수금환급보증(RG)이 발급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매년 250억원씩 4년간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를 통해 총 51개 중소 조선사 중 30여개사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산업 지원을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내년 6월 정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법정자본금 5조원으로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업에 대한 금융과 정책 지원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매년 250억원씩 RG 지원

정부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에서 중소 조선사에 발급하는 RG에 대해 4년간 1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RG는 선반건조 중 부도 등으로 선박 인도가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해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지급하기로 한 약정으로 선박 수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중소 조선사는 최근 정부의 선박발주 지원 확대 등으로 RG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조선업황 부진에 따른 금융권의 리스크 회피로 인해 발급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건조능력이 있는 중소 조선사들이 수주를 했는데도 RG를 발급받지 못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산은, 수은) 및 수협과 재정 등을 통해 신용보증기금에 특별출연해 매년 250억원씩 4년간 1000억원을 조성키로 했다.

당장 산은, 기은, 수협이 50억원을 투입하고 정부는 최대 200억원을 특별출연한다. 신보는 출연재원을 기초로 정책금융기관 등이 발급하는 RG에 대해 75%까지 보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중소 조선사가 1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할 경우 산은, 기은이 조선사에 80억원 규모의 RG를 발급하면 신보는 이에 대해 75%(60억원)를 보증해 주는 방식이다.

또한 시중은행들도 중조 조선사 RG 발급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RG 발급 실태조사 등을 공유하고, 인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부 신조지원사업에 RG 발급 참여를 유도키로 했다. RG 발급 동향 및 애로사항 등을 점검하기 위해 산업부, 금융위, 금감원, 은행 및 중소 조선사가 정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분기마다 1회씩 만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지원으로 총 51개 중소 조선사 중 30여개사가 지원가능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소 조선사는 경남과 전남에 각각 24%, 부산에 18%, 전북 군산.충남에 14%가 분포돼 있다. 정부는 건조능력은 충분하지만 일시적 어려움을 겪거나 유사선박 건조경험 등 건조능력이 있는 조선사를 대상에 최대한 포함시킬 계획이다.

■연말까지 해양진흥공사법 제정

내년 6월에 법정자본금 5조원 규모의 해운산업 전담 지원기관인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정식 출범한다.

해수부는 이날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해운산업 재건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지원 업무를 할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방안을 발표했다. 공사는 기존 해운금융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던 선박.터미널 등에 대한 투자.보증을 지원하고 중고선박 매입 후 재용선사업, 해운거래 지원을 위한 시황정보 제공, 노후선박 대체 등 선사 경영안정을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비상시에는 화물 운송을 돕기 위한 국가필수해운제도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해수부는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여러 과제들을 공사를 통해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며 "금융지원 연계 및 해운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효율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 자본금은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5조원으로 결정했다. 다만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공사 설립 시 납입자본금은 3조1000억원으로 하고, 향후 해운업계의 수요에 따라 출자금액을 늘려갈 계획이다. 초기 납입자본금 3조1000억원은 공사에 통합되는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양보증보험 자본금과 정부 항만공사 지분 및 해수부 예산으로 구성된 정부 추가출자로 마련한다. 공사의 주무부처는 해수부가 맡고 금융위가 공사의 금융 건전성을 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공사 소재지는 부산광역시로 정했다.


해수부는 올 연말까지 한국해양진흥공사법 제정을 마치면 공사 설립위원회를 설치해 공사 설립에 관한 실무작업을 진행, 내년 6월 출범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통해 100대 국정과제에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을 포함시켰는데 이 과제는 공사 설립 등을 통한 해운업 재건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 공사가 해운업 재건의 발판이자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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