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朴 출당론에 입다문 한국당, 洪 "다들 같은마음" vs. 친박 "지켜봐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4 20:03

수정 2017.08.24 20:03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 등이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2차 국회의원 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당 조직 혁신방안에 대해 듣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 등이 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제2차 국회의원 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당 조직 혁신방안에 대해 듣고 있다.

【 천안(충남)=김학재 기자】 자유한국당이 24일 연찬회를 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비롯한 인적청산 이슈에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이같은 침묵을 놓고 홍준표 대표와 친박근혜계는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갈등 요소가 여전히 잠재돼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 선고도 나오지 않았고 아직 출당 문제를 공식적으로 먼저 거론하는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홍 대표는 당내 구성원들 모두 박 전 대통령 출당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을 것으로 보는 반면, 친박계에선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 있어 시각차는 여전했다.


다만 이날 연찬회에선 야당의 처지가 된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진단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朴 출당·인적쇄신에 '형식적 침묵'
이날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린 한국당 제2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선 비공개 자리에서도 박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계 청산 등에 대한 논의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혁신위 진행 경과 보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나 인적청산과 같은) 그런 질문은 없었고 당의 단합을 위해서 혁신위원장이 애써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인적청산 이슈에 대해 "혁신위에서 정식 논의가 돼 이제 그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이 문제는 좀 더 신중하게 혁신위 안이 어떻게 나오는지 주시해서 봐야 되고, 그 사이 여론 동향도 보고 우리 당원과 의원들 생각 점점 더 집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중진인 홍문종 의원도 "당이 굉장히 큰일을 겪고 있는데 이런 일들에 대해 누가 어떻게 얘기하고 자유의견을 즉각 표현하고 하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홍 대표도) 한번 뭐라고 국민들 향해 얘기를 했는데 국민들이나 당원들의 생각을 수렴하는 과정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친박계 김태흠 최고위원도 "오늘은 문재인 정부의 100일을 평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인적청산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차분한 분위기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공식 거론했던 홍 대표는 회의 도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르게 해석했다.

■洪 "다들 같은마음..시기 보자"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공론화 이후 당내 구성원들의 침묵에 대해 "내가 말하기 어려운걸 말했을 뿐이고, 다들 같은 마음이다"라며 "시기를 보자"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3심까지 판결 확정까지 기다리자는 말은 다 망하고 난 뒤에 하자는 것으로, 같이 망하자는 말과 똑같다"며 "나는 유무죄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 책임의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출당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구체제의 잔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있겠나. 구성원들 모두 찬반논쟁을 하기 싫어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이나 인적쇄신에 대한) 얘기란게 공식적일 수도 있고 비공식으로 전달될 수도 있는데 싸우는 모습은 당으로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출당을 구체제와의 단절임을 강조하면서 자신만의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홍 대표 입장에서 현재의 당내 침묵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다.

다만 홍 대표는 친박계 청산에 대해 "국정 지지세력과 파탄세력은 구분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6~8년간 지배한 당인데 친박이 아닌 사람이 없다. 전부 다 나가면 나 혼자 어떻게 하겠나"라며 소수의 핵심 친박청산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한편 이날 연찬회에선 야당으로서의 현실 인식을 철저히 해 혁신 작업으로 적극적인 대정부 투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과감한 당 조직혁신으로 제1야당으로서 대응력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우리는 정권 뺏긴 야당인데 저를 비롯해 야당이란 실감을 실질적으로 뼛속까지 하느냐 하는지에 대해 시원하게 답할 사람이 없다"며 "군살을 빼야한다.
새로운 조직을 만들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를 한다는 것은 형식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