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해양진흥공사, 해운업 일으킬수 있을까

지난해 8월 31일. 한진해운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세계 7위이자 국내 1위 선사가 파산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결국 문을 닫았고, 국내 해운.물류업체는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한진해운이 모항으로 이용했던 부산항은 한진해운 선박들의 발이 묶이면서 물동량이 크게 감소했다.

한진해운이 사라진 반사이익 대부분은 외국 선사가 챙겼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에서 국적 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상반기 38.5%에서 올해 34.0%로 4.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외국 선사의 비중은 61.5%에서 66.0%로 4.5%포인트 증가했다.

우리 기업들이 지불하는 운임 등 국부 유출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이는 현대상선 등 국적 선사의 선복(보유 선박의 화물적재능력)이 한진해운 사태 이후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외향적으로는 부산항은 물동량 위기를 벗어나는 모양새다. 지난 3월부터 환적화물이 5.5% 늘어난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지난 7월까지 부산항의 물동량은 20피트(6m) 컨테이너 기준 1194만6000여개로 전년 동기 대비 5.44%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000만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국적 선사 감소로 해운업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국적 선사의 뒷배경 없이 외국 선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 6월께 출범시키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이런 우려를 희석시킬 수 있을지 관심사다.

공사의 역할은 장기 불황에 빠진 해운업을 재건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해운산업 재건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앞으로 공사가 우리 해운업 재건의 발판이자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치켜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 연말까지 '한국해양진흥공사법'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법정자본금은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5조원으로 결정했다. 공사의 주무부처는 해수부가 맡는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공사의 금융건전성을 감독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는 31일이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1년이 된다.


새 정부는 지난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국정과제에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을 포함시킬 만큼 해운업 재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정부 정책만으로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 해운업 노사정이 공통된 인식을 갖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