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yes+ Health] 가을, 하늘은 높고 진드기는 많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31 21:47

수정 2017.08.31 21:47

가을 3대 전염병, 진드기가 옮겨요
올들어 야생 진드기 감염 19명 사망.. 심한 근육통이라면 렙토스피라증
유행성 출혈열은 호흡기로 감염
살인 진드기병이라 불리는 SFTS
쓰쓰가무시병은 예방백신 없어
진드기 물리지 않는 게 최선.. 야외 나들이땐 긴팔.긴바지로
피부 노출 줄이고 반드시 세탁해야..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 후 햇볕소독
[yes+ Health] 가을, 하늘은 높고 진드기는 많다

날씨가 좋은 가을에는 야외활동이 늘어난다. 하지만 공원 등 풀밭에서 소풍을 즐길 때는 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 가을철 3대 전염병으로 불리는 유행성출혈열, 쓰쓰가무시병과 렙토스피라증은 쥐나 쥐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옮긴다. 최근에는 '살인 진드기병'이라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조심해야 한다.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김광민 과장은 8월 31일 "올 들어 야생 진드기 감염병으로 숨진 사람이 지난해 사망자수와 같은 19명으로 늘었다"며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가을철엔 진드기 감염 위험이 높아져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붉은 색 반점 생기면 '쓰쓰가무시병'

쓰쓰가무시병은 쥐의 털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렸을 때 리케차균이 사람의 몸에 침범하면서 발병한다.
초기 증상은 심한 두통으로 시작되며 그 후 수 시간 내에 오한을 동반한 고열이 뒤따르고, 심한 발열, 오한과 복통, 오심, 구토가 수반된다.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약 0.5~1㎝의 가피(피부딱지)가 형성되고, 통증이나 가려움 없는 피부발진이 특징적이다. 매년 가을철에 환자의 90%가 발생한다.

하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합병증 없이 완치가 가능하다. 치료를 하지 않아 기관지염, 폐렴, 뇌막염, 심근염으로 진행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항생제로 치료하며, 항생제 사용 후 36~48시간 후부터 열이 떨어지고 3일 이내 증세가 대부분 호전된다.

■고열.전신통증 발생하면 'SFTS'

SFTS는 지난 2011년 중국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현재까지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에만 보고되고 있다. 이 질환은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며 감염자의 혈액 및 체액 접촉으로도 걸릴 수 있다. 잠복기는 6일에서 14일이며 주로 고열과 전신 통증을 호소한다.

SFTS는 아직 예방 백신이나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다. 환자가 발생하면 열 나면 해열제를 먹이는 등 대증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혈소판이 부족하면 혈소판 수혈을 받게 되고 신기능이 악화되면 신대체요법을 받는다. SFTS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심한 근육통 나타나는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쥐의 오줌에 오염된 물이나 풀, 흙 등을 통해 걸린다. 잠복기는 10일 정도로 갑작스런 발열, 오한, 두통,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난다. 근육통이 심한데 그 중에서도 등과 다리의 근육통이 발생한다. 이때 적적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간이나 신장손상, 뇌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페니실린, 테트라사이클린 같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농부, 하수도 종사자 등 흙이나 물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사람은 장화를 신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호흡기로 감염되는 유행성출혈열

유행성출혈열은 손상된 피부와 눈, 코, 입 등에 쥐의 배설물이 닿으면서 전염된다. 또 쥐 오줌에서 나오는 한탄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돌다 호흡기로 들아가거나, 쥐에 물려도 걸릴 수 있다. 잠복기는 2~3주 정도로 초기에는 두통, 발열, 몸살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심해지면 눈이 빨갛게 출혈되거나 몸 전체에 출혈이 생긴다. 특히 병이 진행되면서 소변이 안나오는 핍뇨기, 갑자기 소변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뇨기를 거치면서 신부전이나 탈수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다. 유행성출혈도 치료제가 없어, 대증적인 치료를 받는다.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2주 이상 감기 지속되면 의심

SFTS도 쓰쓰가무시도 예방백신이 없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일단 등산이나 야외 활동 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팔, 긴 바지, 양말 등을 착용하고, 벌레기피제를 뿌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풀밭 위에 눕거나 앉아 있지 말고 야외 활동 후에는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바깥에서 입었던 옷은 모두 세탁해야 하고, 풀밭에 앉을 때 사용했던 돗자리는 세척 후 햇볕에 말려야 한다.

또 가을철 열성질환은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하기 어렵다.
발열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히 감기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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