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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중국 스타트업의 성공법칙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1 17:32

수정 2017.09.01 17:32

[월드리포트]중국 스타트업의 성공법칙


창업신화를 일군 중국 스타트업 성공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나도 마윈처럼 되고 싶다'는 열의가 퍼지면서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중국의 젊은 청년들이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진다.

그러나 무수한 도전 속에 성공을 거머쥐는 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창업을 통한 성공의 길은 대략 두 가지 고비를 넘어야 한다.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만큼 시장에 안착했느냐가 첫번째다. 다음으로 경쟁자들 간 출혈경쟁으로 레드오션에 빠진 시장에서 살아남는 단계다.
잇단 '죽음의 계곡'을 무사통과한 기업들 사례를 통해 다양한 '성공법칙'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젊은 예비창업자들이 열광하는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시장의 승자 기업들에서 성공법칙이 엿보인다.

중국 1위 음식배달업체 어러머와 중국 공유자전거 1위 오포가 일군 성공법칙은 사업아이템을 생활의 발견에서 접했다는 점이다. 창업자의 생활 속 소비자 니즈 파악은 해당 업종의 특징을 근본적으로 이해하면서 사업에 나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업체는 이 같은 창업정신이 기저에 깔려 있던 덕분에 레드오션의 무한경쟁에서 결국 승자로 살아남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배달앱 어러머 최고경영자(CEO) 장쉬하오는 바이두 와이마이를 인수했다. 이로써 중국 음식배달 O2O 시장은 기존의 3자구도에서 어러머-메이퇀의 양강체제로 재편됐다. 30대 청년 사장 장쉬하오가 레드오션 경쟁을 뚫고 중국대륙의 배달시장을 평정한 것이다.

중국어로 '배고프세요?'라는 뜻의 어러머는 그의 창업 비화에서 비롯됐다. 2008년 기숙사에서 게임 중이던 장쉬하오와 친구들은 음식배달을 시도했지만 늦은 시간 배달전화를 받는 식당은 없었다. 그 순간 장쉬하오는 배고플 때 온라인으로 쉽게 음식 주문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사업으로 연결시켰다. 어러머가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중국의 음식배달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부상한 것은 창업초기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의 근원적 니즈를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오포 역시 어러머와 창업가 정신이 흡사하다.

현재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은 무한경쟁 상태다. 이 가운데 오포와 모바이크가 2강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오포와 텐센트가 밀어주는 모바이크 간 경쟁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박빙의 우세는 오포다. 지난 2014년 중국 베이징대 출신 장스딩은 대학교 내에서 자전거 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창업을 결심하고 2015년 오포를 만든다. 오포의 시작은 사용자가 자신이 소유한 자전거를 등록해 타인과 공유하는 서비스로 시작했다. 현재는 대학가를 벗어나 도시지역으로 시장을 넓히면서 표준화된 자전거 양산 모델까지 갖췄다.

반면, 모바이크는 창업자인 왕샤오펑이 우버차이나 상하이 마케팅총괄 시절 때 우버에서 익힌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해 친구 2명과 함께 2016년 창업한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일반인을 타깃으로 정한다. 모바이크는 처음부터 자체 자전거를 만들어 공격적인 사업을 펼친다. 오포가 처음부터 개방적 플랫폼을 지향했다면, 모바이크는 기업 내부의 자체 혁신을 통해 시장을 공략한 셈이다.

현재는 두 회사가 서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면서 사업모델도 비슷해지고 있다.
그래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현재까지 시장점유율에서 앞서는 오포가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성급한 결론이지만 지금까지 판세를 놓고 보면 오포의 창업 본질이 사업의 무한확장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중간평가가 나올 수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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