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정찬우 이사장 "하나銀 독일 법인장 인사, 靑 요구 거절 어려워"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4 14:30

수정 2017.09.04 14:30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를 전달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워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증언을 내놨다.

정 이사장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상화 전 독일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법인장 인사 민원에 대해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씨가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법인장 시절 최씨 모녀가 삼성그룹의 승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예금관리와 대출 등 금융업무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이씨가 승진할 수 있도록 안 전 수석을 통해 금융당국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다.


정 이사장은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안 전 수석이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이었던 이씨를 KEB하나은행이 유럽 총괄법인을 현지에 설립하면 총괄법인장으로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전화 지시해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3차례에 걸쳐 이씨의 인사 민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1차 민원은 KEB하나은행이 비용 문제로 유럽 총괄법인 설립계획을 취소하면서 무산됐고 이후 안 전 수석이 다시 이씨를 그룹장으로 승진시킬 수 없겠느냐고 요구, 이를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전달하니 부장급을 부행장급으로 승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특히 "감사팀을 보내 이씨를 감사해보니 상당히 안 좋은 사람이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귀국 후 지점장으로 발령났고 1개월만에 신설된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정 이사장은 안 전 수석 요청을 받고 이 전 법인장이 본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도와준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금융위 부위원장 지시를 하나금융 측이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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