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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차 핵실험 후폭풍] 軍, 핵시설 겨냥 미사일 훈련…北 지도부도 정조준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4 17:59

수정 2017.09.04 17:59

탄두 중량 늘린 현무2-A 北 지하벙커 등 파괴 노려
韓.美연합군 무력시위 예고 사드 4기 조만간 임시배치
국방부는 환경부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군 헬기가 이날 오후 경북 성주 사드기지로 공사물자 등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환경부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군 헬기가 이날 오후 경북 성주 사드기지로 공사물자 등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과 공군은 4일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상정한 미사일 실사격 합동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날 합참은 "이번 합동훈련은 유사시 적의 도발원점 및 지휘·지원세력에 대한 정밀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軍, 처음으로 북 군사시설 상정한 실사격훈련 실시

이날 오전 6시께 강원 속초에서 실시된 실사격훈련에서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270㎞인 공군의 슬램-ER 공대지미사일이 발사됐다.

속초훈련장에서 북한 풍계리까지는 약 280㎞ 떨어져 있다. 합참에 따르면 해안에서 발사된 현무2-A와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슬램-ER는 공해상에 설정한 타깃을 정확히 명중했다

탄두중량 500㎏으로 개발한 현무2-A는 최근 탄두 중량이 1.5t가량으로 증대돼, 미국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탄두 중량의 2배에 달한다. 때문에 지하 관통력이 우수해 북한의 지하벙커를 파괴하거나 피해 반경을 확대할 때 사용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떨어지면 지하 깊숙이 위치한 시설까지 완전 파괴할 수는 없지만, 핵실험장 갱도를 봉쇄하고 인근 시설을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다.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슬램-ER는 북한의 주요 건물과 장사정포 진지, 미사일 기지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슬램-ER는 최대 270㎞ 떨어진 목표물을 3m 이내의 오차로 정밀타격할 수 있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을 정밀타격할 수 있다.

■북 지도부 노린 조치 준비

합참은 이날 "실사격훈련은 한·미 연합 무력시위에 앞서 한국군 단독전력으로 실시했으며, 추가적인 한·미 연합군의 대응조치들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방관련 한 소식통은 "한.미 연합군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강력한 대응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정경두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고강도 대북 무력시위 등 군사적 대응준비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곧 이어질 한·미 연합군의 대응조치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정조준하는 무력응징 시위성 훈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공중전력으로는 북한의 촘촘한 대공망을 피해 은밀히 평양까지 침투할 수 있는 F-22, F-35B 스텔스 전투기와 다량의 폭탄으로 대량응징보복을 가할 수 있는 B-1B, B-52, B-2 폭격기가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한 국가의 전투력과 맞먹는 핵추진항공모함 등의 해상전력도 출동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략자산의 전개가 핵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을 멈추는 근본책은 아니라며 "대장급 장성 인사 이후 공석인 군단장 인사를 비롯해 북한이 핵무기를 통한 핵 전자기펄스(EMP) 공격 등에 대처할 실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드 4기 임시배치 곧 단행

한편, 국방부는 "환경부와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4일 완료했다"면서 "정부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이미 배치된 일부 장비의 임시 운용을 위한 미측의 보완공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협의를 통해 잔여 발사대 4기를 조만간 임시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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