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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차 핵실험' 국내 증시영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진단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4 18:12

수정 2017.09.04 18:12

"지정학적 리스크, 8월부터 증시에 반영"
"코스피 2300 저지선 무너지지 않을 듯"
학습효과 생긴 외국인.기관, 순매수 나서면서 낙폭 줄여
3분기 실적전망치 견조… 미북 화해 분위기 조정땐 반등
'北 6차 핵실험' 국내 증시영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진단

'北 6차 핵실험' 국내 증시영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진단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으로 증시가 4일 1.19%(28.04포인트) 하락하며 출렁였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북핵 리스크'는 단기적인 이벤트로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지속하는 동안 일시적 지수 하락 뒤엔 반등이라는 '학습 효과'가 생겼고, 지난 달부터 이미 북핵 리스크가 증시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11일 미국과 북한의 강대 강 대치 시 외국인은 하루 만에 648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오히려 개인투자자가 310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여전히 튼튼해 코스피는 북핵 리스크가 줄어들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 전략을 놓고서는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북핵 증시 영향 제한적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증시 방향을 바꿀 정도로 위력이 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날 지수는 개장 직후 40포인트 넘게 급락하며 2310대로 주저앉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며 낙폭을 줄여 2329.65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29억원치, 기관은 275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학습효과'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지난 5차례의 핵실험 당일 낙폭 평균을 내면 0.90%에 그쳤고, 그마저도 5일 후엔 반등하며 지수 회복에 성공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정리해보면 당일은 주가가 빠지고 한달 이후에는 올라있는 학습효과가 있다"면서 "오늘 아침 역외환율시장(NDF)에서 원.달러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는데 외국인이 전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도 "북핵 리스크는 5일 내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예전보다 북핵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가 커지고 있지만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조정 국면으로 돌입한 지난달부터 북핵 리스크가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8월에 이미 반영된 부분으로 (한국 주식을) 팔 사람은 어지간히 다 팔았다"면서 "보통 북핵 리스크는 주가보다 환율 변동성이 큰데 8월과 비교하면 오늘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은 요동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미국과 북한의 대치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높아졌을 때 원.달러 환율은 1145.5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날은 1133.00원에 머물렀다. 즉, 북핵 리스크가 코스피 2300선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코스피 2300 저지선… 소재.시크리컬 '유망'

오히려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3.4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 코스피가 반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장사 이익 전망치가 견조하고 한국과 미국, 중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주가는 기업 실적을 보고 움직이는 투자자가 대다수로 코스피 2300선이 저점 가능성이 높다"면서 "9월까진 증시 변동성이 있지만 3.4분기는 지난해 갤럭시노트 7 폭발 사고와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기저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도 "우리 증시 펀더멘털이면 언제든지 반등 기회가 충분하다"고 거들었다.

코스피 조정기간의 유망업종으로는 소재 업종 중 철강, 경기민감주인 정유, 석유화학 등이 꼽혔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은 은행, 생명보험을 꼽는 증권사도 있었다. 다만 북핵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한 지금이 저가매수 타이밍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윤희도 센터장은 "이런 이벤트는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화해무드가 형성되면 단기적 급반등 가능성도 있으니 베팅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창목 센터장은 "미국 내부적으로 예산안이나 부채 한도 증액 이슈가 있고, 중국도 다음달 당대표 대회가 있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이종우 센터장도 "다른 고려할 요소가 있어 지금이 저점이라고 사야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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