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연휴 늘린다고 내수 살아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6 17:11

수정 2017.09.06 17:11

효과 놓고 의견 엇갈려.. 여행적자만 더 커질라
정부가 오는 10월 2일(월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추석을 전후해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생긴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연휴특수에 대한 기대감은 업종마다 다르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내수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들의 장기 휴무는 수출과 생산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소비.수출.생산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임시공휴일 지정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임시공휴일 지정(2015년 8월 14일)으로 소비지출이 2조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2500만명이 1인당 평균 8만원씩 지출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실제 소비지출 내역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소비지출 의향 설문조사를 근거로 작성돼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지난 5월 초 연휴기간에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 매출은 되레 1.9% 줄었다. 연휴로 해외여행객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해외여행객은 백화점들의 주요 고객층과 겹친다.

해외여행은 소비의 해외유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추석연휴 5일간(주말 포함) 인천공항 출국자 수는 98만명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연휴기간이 두 배로 길어져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연휴로 해외여행객이 늘면 항공사, 여행사, 면세점 등은 특수를 누리지만 도심의 자영업자들은 심각한 매출감소를 피할 수 없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연휴기간이 길어지자 여행사들이 파는 해외여행상품 예약 실적이 지난해 추석연휴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해외로 떠나는 출국자 수는 평시에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의 출국자는 238만명인 데 비해 입국자는 100만명에 그쳤다. 여행수지 적자가 18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해외여행객 급증은 소득수준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러나 국내 관광지들이 해외 유명 관광지보다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해외여행객의 국내 유턴이 시급하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해외여행객이 국내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합리적 가격으로 높은 만족도를 줄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국내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