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러 정상회담] 양국 정상 "극동지역 개발·남북러 3각 협력 기초 다지자"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6 17:48

수정 2017.09.06 17:48

문 대통령 "한.러 협력사업 통해 북한 변화.참여 유도"
푸틴 "경제협력 강화… 유조선 15척 한국서 건조될 것"
강경화 외교부 장관(앞줄 왼쪽)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앞줄 오른쪽)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한·러 주요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뒷줄 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앞줄 왼쪽)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앞줄 오른쪽)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한·러 주요협정 및 양해각서(MOU) 서명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뒷줄 오른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러 정상회담] 양국 정상 "극동지역 개발·남북러 3각 협력 기초 다지자"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한반도와 극동을 잇는 남.북.러 3각 협력의 기초를 확실히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한.러 간 협력 강화를 남.북.러 3각 협력의 기반으로 만들어 궁극적으로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내자고 문 대통령은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관계에 북한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협력 중단이 반복돼 온 과거에서 벗어나자는 차원이다.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의 공동 인프라 사업을 언급하며 한국과 러시아, 북한 간의 '3자 메가프로젝트'를 수행해 가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단독회담과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취임 4개월 만에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양 정상은 극동개발을 포함해 양국 간 협력 기반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도 북핵 문제 등으로 진전이 없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한 뒤 "극동지역은 러시아의 신(新)동방정책과 한국의 신(新)북방정책이 서로 만나는 공간으로, 대한민국이 극동지역 개발의 최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극동개발을 바탕으로 북한의 변화와 참여를 이끌어내 궁극적으로 남.북.러 3각협력으로 이어지게 협력 기반을 준비하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국가 차원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출범한 사실을 전하며 "동북아와 유라시아를 전담하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극동개발 광구 등과 협력해 극동개발 협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또 "내년 중 출범하는 한·러 지방협력포럼은 한국과 극동지역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협력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유라시아 경제연합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양국은 물론 한·유라시아 국가 간 협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기대 속에 공동 실무작업단을 설치해 FTA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공동언론발표 당시 푸틴 대통령이 구체적인 사업과 관련해 언급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푸틴 대통령은 "LNG(액화천연가스) 도입에 관해서도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앞으로 유조선 15척이 한국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우조선이 러시아 현지에서 쇄빙LNG운반선 명명식을 갖는 등 국내 기업의 수주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실제 당시 명명식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쇄빙LNG선이 투입될 '야말 프로젝트'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러시아는 야말반도에서 채굴한 가스를 북극항로를 통해 아시아나 서유럽으로 운반하는 데 이들 쇄빙LNG선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프라 사업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한국은 러시아에서 이뤄지는 인프라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러가 공동으로 여러 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유망한 많은 (한·러 간) 협력사업에 양국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자유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에서도 양국이 협력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협력이 궁극적으로는 북핵 문제 해결 등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한국과 러시아, 북한 간 3자 메가프로젝트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경제협력 강화뿐 아니라 한반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 직후 푸틴 대통령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 극동거리에 있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관을 둘러봤다.
당초 계획에 없는 일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러시아에 도착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제안해 성사됐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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