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러 정상회담] 30분 늦은 ‘지각대장 푸틴’ 북핵 등 논의 앞둔 기싸움?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6 18:00

수정 2017.09.06 18:00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언론발표장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마련된 언론발표장에서 공동 언론 발표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조은효 기자】 각국 정상과의 회담에 상습적으로 늦어 일명 '지각대장'으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행사에 손님을 불러놓고 이번에도 30분이나 지각을 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다.

푸틴 대통령은 당초 6일 오후 1시(현지시간, 한국시간 낮 12시)부터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문 대통령과 단독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확대오찬회담과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 풀코스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30분 늦게 나타나 자연히 행사가 줄줄이 지연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더구나 이번 회담은 문 대통령이 중국·일본 방문을 제치고 러시아부터 방문해 그 첫 일정으로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한 상황.

푸틴 대통령이 지각한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상습적인데 대개 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선 제압용'이거나 상대국 정상에 불만을 표시할 때 지각을 한다는 시각이 있다. 북핵 문제 접근법에 대한 견해차나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도 등을 놓고 은연중 지각으로 속내를 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래도 30분 지각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러.일 정상회담 땐 1시간30분이나 늦게 나타났으며, 앞서 2016년 말 러.일 정상회담 때는 2시간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기다리게 했다. 또 비슷한 시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1시간45분이나 지각했다. 심한 경우엔 3시간가량 상대를 기다리게 한 때도 있었는데 바로 2012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접견 당시였다.


그렇다고 푸틴 대통령이 매번 상대를 애태우기만 하는 건 아니다. 지난 5월 중국이 주최한 일대일로포럼에 참석했을 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기다리며 피아노 연주까지 하며 중.러 밀월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푸틴이 '때와 상대'를 봐가며 고의적으로 지각을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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