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달렸는데…중기·소상공인 관련 법안 84개 언제 처리되나

국회 파행에 속타는 중기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벤처확인제도 등 시급한데 16개월째 잠자는 법안도 있어

정기국회 파행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 근로시간 단축 등 잇따른 악재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국회 파행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법안 처리가 하릴없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청이 44년만에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는 등 중기업계의 기대는 컸지만 국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법안 84개 계류중

7일 국회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법안들은 84개가 계류 중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계류법안(379개)의 22.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법안들은 △중소기업 인력 채용 부담 완화 △중소기업 창업 활성화 △중소기업 지원 정책 일원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어서 빠른 처리가 필요한 법안이다.

특히 법안 중에는 20대 국회가 시작한 직후에 발의돼 지금까지 계류된 법안도 있다. 16개월 가까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창업자 범위 확대를 위한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과 향토기업 육성을 위한 '향토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은 지난해 5월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계류 상태다. 업계에서 오랫동안 건의해 온 중소기업.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관련 법안은 지난해 6월 2일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된 이후 지속적으로 비슷한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국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법안에 대한 관심 자체가 작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지난 3월 중소기업중앙회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입법 과제를 국회에 건의했다. 당시 의원들은 건의사항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새로 발의된 법안 중 중앙회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법안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관련 법안이 유일하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벤처확인제도 개편 조속히 처리돼야"

업계에서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되는 법안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소상공인 지원책이다. 대표적인 법안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안'이다. 정부가 매년 생계형 소상공인 보호.육성 계획을 세우고 대기업의 생계형 적합 업종 진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특히 이 법안은 대기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을 침해하면 정부가 시정명령과 함께 '이행 강제금'을 징수할 수 있다"며 "현행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업계에서는 벤처확인제도 개편에 대한 요구가 높다. 국회에서는 재무제표 평가 버리고 신기술.사업모델로 평가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특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달 초 발의된 상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벤처확인제도를 비롯해 벤특법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이 중기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3세대 벤처 시대에 맞는 법률 개정이 국회에서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한양대학교 교수는 "대부분의 법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관계 설정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당 별로 이해관계가 많이 달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선임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며 "중기부 관련 법안은 독자적으로 발의하고 통과시키기 힘들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 다른 부처와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대표자인 장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