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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Money] 소중한 내 자산, 로봇에게 한번 맡겨볼까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0 18:11

수정 2017.09.10 22:23

로보어드바이저의 모든 것
AI가 빅데이터 분석 통해 상품 추천, 비싼 PB서비스 저렴하게 이용 가능
포트폴리오 변동성 낮을수록 유리.. 현재 수익률 낮지만 장기투자 적합
[Money & Money] 소중한 내 자산, 로봇에게 한번 맡겨볼까

자산관리도 로봇이 대신 해주는 시대가 개막됐다. 컴퓨터 알고리즘이 고객 데이터와 금융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투자 포트폴리오와 상품을 추천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얘기다. 고액자산가가 이용하는 프라이빗뱅킹(PB) 대비 투자금액의 문턱도 낮고, 24시간 실시간으로 이용가능해 눈길을 끈다. 특히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자금을 운용해 수익성과 공정성에 대한 기대도 있다.

■투자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위험도에 따라 가장 낮은 안정추구형부터 위험중립형, 가장 높은 적극투자형이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안정추구형, 증권사는 적극투자형에 중점을 두고 있다. 10일 코스콤과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5일부터 올해 4월 16일까지 진행한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결과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안정추구형은 평균 0.6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위험중립형은 1.48%, 적극투자형은 2.88%로 나타났다.

올해 3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된 2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결과는 안정추구형 1.10%, 위험중립형 1.20%, 적극투자형 1.71%의 수익률로 나타났다. 위험을 감수한 투자자가 높은 수익을 낸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는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의 안정성과 수익률을 점검하기 위해 시행 중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유형 중 안정추구형은 원금보장상품인 파생결합사채(DLB), 단기채권형 MMF, 예.적금 등을 주로 편입한다. 반면 적극투자형은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공격적인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의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는 은행과 증권사가 같은 브랜드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 다른 알고리즘의 엔진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엠폴리오는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반대로 신한금융투자의 엠폴리오는 주로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도록 돼있다. 리밸런싱(운용하는 자산의 편입비중 재조정) 주기도 신한금융투자는 수시로 한다.

업계에서는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비싼 PB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매력을 찾는다. 덕분에 각 금융사들은 30~40대 가운데 정보기술(IT)에 친숙하고 가격에 민감한 대중적 투자자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또 인간의 불안정한 직감이 아닌 금융투자 패턴과 정보를 활용한 투자를 하기에 중위험 추구형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변동성.위험 대비 초과수익 따져야

유형별 로보어드바이저의 공통점은 자산배분이다. 자산배분은 위험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성공적인 투자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얼마나 낮은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나 꾸준히 오랜 기간 수익을 올리는지 여부, 즉 표준편차가 중요한 이유다. 표준편차란 수익률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변동성이 심해 위험이 크다는 뜻이며, 반대의 경우는 그만큼 위험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지난해 100억원을 벌어 50억원을 지출했고, 올해는 200억원을 벌어 100억원을 쓴다면 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지출 비율은 50%로 항상성을 유지한다. 반면 B기업은 지난해 200억원을 벌어 50억원을 썼지만, 올해는 400억원을 벌어서 300억원을 지출했다면 지난해 25%, 올해 75%로 변동성이 크다. 로보어드바이저에서도 이 변동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투자 후 손실을 줄이는 포인트다.

위험 대비 초과수익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에 중요한 부분이다. 샤프지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샤프지수란 위험 1단위에 대한 초과수익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표준편차를 활용해 펀드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를 한 명의 펀드매니저로 보고 평가하는 것이 된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제대로 된 학습을 하고 있는지 여부는 장기간에 걸쳐 표준편차.샤프지수 추이를 보고 파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평균 연 2%도 안되는 상황으로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초기 단계인 만큼 앞으로 수익률 부분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안정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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