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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성 고용률 높여야"…라가르드의 충고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1 17:50

수정 2017.09.11 17:50

저출산.고령화 해법 제시
여성 중 절반은 일손 놓아.. 30대 고용률 하락 더 심각
라가르드 "GDP 10% 늘어" ..민간기업 적극 참여도 강조
"韓, 여성 고용률 높여야"…라가르드의 충고

방한 중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북핵 등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나타났다. 하지만 노동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 등에는 우려를 표시하고 정책지원을 통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라가르드 총재는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에 있어서 여성 참여는 성장을 촉진하고 불평등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저출산.고령화로 우리 경제의 생산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여성 고용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민간에서도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여성 고용률은 51.5%에 그치고 있다.
전체 고용률이 61.5%이며 남성 고용률이 71.9%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우리 경제의 여성 고용률은 낮은 수준에 속한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54.9%로 노르웨이(73.4%), 스웨덴(73.2%), 독일(69.5%), 영국(67.8%), 일본(63.6%)보다 크게 낮았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한국 노동시장 환경 탓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실제 여성 고용률이 가장 낮은 시점은 35~39세 연령대에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60세 이하 연령대에서 여성 고용률이 가장 높은 시점은 25~29세로 69.5%에 이르렀지만 결혼과 육아가 시작되는 35~39세가 되는 시점에는 고용률이 56.5%로 하락한다. 이후 40대가 되면 여성 고용률은 다시 65% 수준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용률이 70%를 넘는 국가 중에서 30대 여성 고용률이 갑자기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이와 관련,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7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아시아의 지속성장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IMF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피터슨연구소(PIIE)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노동시장에서 성별(남녀) 격차를 메우는 것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일본에서 9%, 한국에서 10%, 인도에서 27%가량 더 늘릴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행히 최근 30대 연령대 여성 고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30대 여성 고용률을 보면 지난 2010년에 53.7%였지만 지난해 58.3%까지 올라갔다. 올 상반기 30대 여성 고용률은 59.2%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로 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여성 고용률의 양적 증가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여성 비정규직 문제, 고용안정성, 임금수준 등 여성 고용의 질적 개선이 부진한 것은 문제로 지적됐다.

여성 고용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해 라가르드 총재는 정부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민간에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민간 부문의 참여도 중요하다"며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이 여성을 더 참여시키면 회사 자체의 여건도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재정부문을 활용해 중장기적 과제인 육아, 노인 문제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성장에 도움을 주고 사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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