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향후 M&A 대세는 선택과 집중의 분할" 행동주의 투자자 가델 전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2 18:00

수정 2017.09.12 18:00

문어발식 대기업집단 탈피.. 그룹 쪼개 핵심사업에 집중
유럽 주요 행동주의 투자자가 문어발식 대기업 집단이 해체되고 비핵심 기업은 매각하는 집중화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행동주의 투자자로 자산규모 150억달러의 세비안 캐피털 공동창업자인 크리스터 가델은 FT와 인터뷰에서 지멘스, 필립스 같은 일부 유럽 최대 산업 그룹들이 이미 집중화 작업을 진행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가델은 "향후 5~7년 인수합병(M&A)의 주된 추세는 분할(또는 매각, demerger)이 될 것"이라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룹들은 분리 매각을 통해 스스로를 단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에 따르면 가델이 이끌고 있는 세비안은 유럽에서 이같은 집중화 흐름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세비안이 지분을 갖고 있는 볼보, 티센크루프, 단스크 방크, 에릭슨 등은 자산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가델은 2012년 영국 산업그룹 쿡슨그룹을 설득해 2개로 쪼개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스위스 엔지니어링 그룹 ABB를 압박해 전력공급망 사업을 매각토록 했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세비안 뿐만 아니라 유수의 미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유럽 기업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네슬레, 다농, 화학.페인트 업체인 악조노벨 등이 계열사 분리매각과 집중화 압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AP 몰러-머스크가 컨테이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산하 석유사업 부문을 75억달러에 매각했고, 독일 전력업체 에온과 RWE도 산하 계열사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였다.

가델은 "(문어발식) 기업집단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제너럴 일렉트릭(GE) 같은 전통적인 기업집단들은 지금 쪼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규모 기업집단은 "낡은 구조로 점점 더 경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델은 "기업집단은 그 복잡성과 이를 관리하기 위한 관료제로 인해 저평가 되고 있다"면서 "그 짐을 덜어주면 그들 기업은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열사에 신경 쓰기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사업부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델은 "기업집단은 늘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경영진과 이사회의 에너지는 문제에 집중될 것이지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문제가 없던 부문도 문제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델은 최근 스웨덴 정보기술(IT) 그룹 에릭슨 지분 7%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여전히 표 대결에서는 스웨덴의 발렌버그 가문에 뒤진다.
가델은 에릭슨이 통신장비에 집중하는 대신 미디어 사업 부문 등은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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